[아주 사설 | 기본·원칙·상식] 한동훈 콘서트와 국민의힘의 미래, 보수 정당은 분열을 넘을 수 있는가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의 토크콘서트가 주목을 받은 이유는 행사 자체의 규모나 형식 때문만은 아니다. 그 장면은 현재 보수 정당, 특히 국민의힘이 처한 분열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당적 박탈 이후 공개 행보에 나선 전직 대표를 중심으로 한 세력 결집은, 보수 정치가 더 이상 하나의 흐름으로 묶이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음을 드러낸다.

지금 국민의힘은 단순한 계파 갈등을 넘어 정당의 정체성과 미래 노선을 둘러싼 근본적 충돌에 직면해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계엄·음모론 같은 극단적 담론을 어디까지 용인할 것인지, 그리고 보수가 헌법과 민주주의의 가치 위에 서 있는 정치 세력임을 어떻게 증명할 것인지에 대한 합의가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공백 속에서 정치적 언어는 점점 거칠어지고, 내부를 향한 공격은 외부를 향한 설득보다 앞서고 있다.

문제는 분열 그 자체보다 분열 이후의 방향이다. 하나의 정당 안에서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갈라짐은 정책 경쟁이나 비전 논쟁이 아니라, 정통성과 배제의 논리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누가 보수의 ‘진짜 주인’인가를 둘러싼 싸움이 계속된다면, 그 사이에서 유권자는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

보수 정당의 미래는 결국 선택의 문제다. 과거의 권력과 인연을 끊지 못한 채 강성 지지층 결집에만 매달릴 것인지, 아니면 헌법·사실·상식을 기준으로 보수의 좌표를 재정립할 것인지의 갈림길에 서 있다. 역사 속 보수의 자산을 어떻게 계승하고, 어떤 부분과는 단호히 선을 긋는지가 향후 생존을 좌우할 것이다.
 
발언하는 한동훈 전 대표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8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28
발언하는 한동훈 전 대표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8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2.8

보수 정당이 다시 설 수 있는 길은 분명하다. 가치와 책임을 중심으로 한 재구성이다. 갈라진 목소리를 단순히 봉합하라는 말이 아니다. 서로를 배제하는 경쟁이 아니라 헌법적 가치 위에서의 경쟁으로 전환할 때만 보수는 미래를 말할 자격을 얻는다. 지금의 분열은 위기이지만, 동시에 보수가 스스로를 다시 정의할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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