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2002가구 규모의 노원구 월계주공2단지는 이날 기준 아파트 전세 매물이 단 3가구에 불과하다. 전체 단지 대비 전세매물 비중이 0.15%에 그친 것이다. 성북구의 한신·한진 아파트(4509가구)도 사정은 다르지 않아, 전세 물량은 단 8가구(0.18%)에 그쳤다. 전세난 우려가 커지던 1년 전(42가구)과 비교해도 매물이 81%나 줄어든 수치다.
성북구 아파트 전세 매물은 지난 1년 간 1266건에서 132건으로 89.6%나 감소했다. 전세 매물 급감은 한강 이남 중저가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관악구도 같은 기간 778건에서 203건으로 74.0% 빠지며 전세 물량이 급감했다. 관악구 관악드림타운(3544가구) 아파트의 전세 매물은 6가구에 그쳤다. 서울 전체 전세 물건도 1년 전보다 30% 감소한 2만668건에 그치고 있다. 25개 자치구 중 매물이 절반 이상 줄어든 곳도 13곳에 달한다.
전세 매물 급감의 직접적 원인은 공급 감축과 지난해 10월 발표된 부동산 대책이다. 정부는 10·15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실거주 의무를 부과했다. 허가를 받아 주택을 취득한 매수자는 4개월 내 잔금을 치르고 즉시 입주해야 한다.
전세 매물 감소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2026년 서울 전세가격이 전년 대비 4.7%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매가격 상승률(4.2%)을 웃도는 수치다. 수도권 전세가격 역시 3.8%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전세난은 월세 시장에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전세를 구하지 못한 실수요자들이 월세로 몰리면서 월세 가격도 동반 상승하는 양상이다. 매물 부족이 심화하자 시장에선 이례적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최근 노원구 상계주공 일부 단지에서는 방 1개를 임대 매물로 내놓은 사례가 등장했다. 전용면적 80㎡ 매물로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를 납입하는 준월세 매물이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는 "매물 감소로 수요자 선택지가 좁아지면서 부분 임대 물량까지 시장에 나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김효선 KB부동산 WM추진부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전월세 매물이 신규 입주 쪽에서 가장 많은 비중으로 나왔었는데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감소세를 기록할 것”이라며 “토허제 등 고강도 규제 정책들로 인해 시장에서 나올 수 있는 매물이 계속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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