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민간업자 항소심…검찰 항소 포기로 형량 감경만 판단

  • 1심 판단 불복하며 증인신문·추가 증거조사 요청

  • 추징 상한 428억원 고정…2심 범위 사실상 제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왼쪽부터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본부장 사진연합뉴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왼쪽부터),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본부장 [사진=연합뉴스]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민간업자들이 항소심에서도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본격적인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다만 검찰이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으면서, 이번 항소심은 유죄 범위를 전제로 한 형량 감경 여부만 다투는 재판이 될 전망이다.

서울고법 형사6-3부(이예슬·정재오·최은정 고법판사)는 23일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정민용 변호사 등 5명의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지만, 법정구속 상태인 피고인 5명은 모두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했다.

피고인 측은 1심 판단을 전면 부정하며 추가 증인신문과 증거조사를 요청했다. 공통적으로는 배임죄 성립 자체가 의문이라는 점과, 1심에서 핵심 증인들의 진술이 엇갈렸거나 번복됐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유 전 본부장 측은 남욱 변호사의 진술 신빙성에 문제가 있다며 항소심에서 재차 증인신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1심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던 공사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역할과 권한 범위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며 추가 신문을 요청했다. 유 전 본부장은 직접 발언에 나서 "대장동 사건의 윗선으로 지목된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은 별도로 재판을 받고 있다"며 병행 심리를 요구했지만, 재판부는 실무상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선을 그었다.

김만배씨 측은 1심과 동일하게 무죄를 주장하며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 정 변호사의 진술 번복 부분을 중심으로 추가 증인신문 계획을 밝혔다. 특히 '1공단 공원화 이익이 공사의 이익이 아니다'는 1심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며 배임 혐의와 관련한 추가 증인 신청 방침을 밝혔다.

남 변호사 측도 사업에서 실질적으로 배제된 만큼 배임 공모관계가 성립할 수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아울러 이른바 '50억 클럽' 사건으로 별도 기소된 항소심과 본 사건을 병합해 심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정영학 회계사 측 역시 남 변호사의 진술 번복을 문제 삼으며 추가 증인신문을 요구했고, 1심 재판부가 핵심 인물에 대한 실질적인 심리 없이 사실상 공범 관계를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정민용 변호사 측도 개별 피고인의 공모 여부가 충분히 심리되지 않았다며 피고인 상호 간 증인신문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별 공통 쟁점에 대해서는 공통 증인을 신청하도록 권고하고, 피고인들 간 상호 증인신문 신청은 받아들였다. 일부 피고인의 구속기간 만료가 오는 4월 말로 예정된 점을 고려해, 오는 3월 13일 첫 정식 공판기일을 열고 항소 이유 요지를 진술하도록 했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는 제3자가 김씨와 남 변호사 관련 재산에 대해 몰수·추징보전 취소를 신청한 사실도 언급됐다. 김씨와 남 변호사 측은 직접 신청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가 1심에서 무죄로 판단된 만큼 기존 추징보전 결정은 실효됐다고 주장했다. 남 변호사 측은 "추징을 선고하지 않는 판결이 확정되면 검찰은 의무적으로 추징보전을 해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항소심의 범위가 제한된 배경에는 검찰의 항소 포기 결정이 있다. 검찰이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으면서,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따라 항소심에서는 형량을 늘리거나 무죄 부분을 다시 다툴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김씨에게 선고된 428억원의 추징금이 상한선으로 굳어졌고, 추가 추징도 불가능해졌다.

대장동 민간업자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추진된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공사에 4895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사업 과정에서 성남시와 공사의 내부 정보를 이용해 성남의뜰 컨소시엄을 민간사업자로 선정되게 하고, 아파트 분양수익 등 7886억원 상당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혐의도 받는다. 지난해 10월 1심은 유 전 본부장과 김씨에게 각각 징역 8년을 선고하는 등 중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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