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업스테이지가 촉발한 '프롬스크래치' 논란...K-AI 평가, '기술자립도' 검증 관건

  • 독파모 컨소시엄, 오는 15일까지 1차 평가 기간

  • 가중치 직접 만들어내지 못하면 소버린AI 불가

  • 정부, 현실적 기술 검증 마련…'학습 이력' 핵심 평가지표로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독자 AI파운데이션 프로젝트 발표회 모습 20251230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독자 AI파운데이션 프로젝트' 발표회 모습. 2025.12.30[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

정부가 '인공지능(AI) 주권 확보'를 목표로 추진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구축 사업이 첫 평가 관문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업스테이지의 중국 모델 차용 의혹이 일단락된 데 이어, 이번엔 네이버가 중국 알리바바의 '큐웬(Qwen)' 기술을 일부 차용했다는 사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가 1차 평가 과정에서 AI 모델의 자체 개발을 의미하는 '프롬 스크래치'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독파모에 참여한 컨소시엄(SK텔레콤, LG AI 연구원, 업스테이지, 네이버클라우드, NC AI)은 오는 15일까지 1차 평가를 진행한다.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어디까지를 독자 기술로 인정할 것인가'다. 현재 AI 개발 트렌드상 모델 뼈대인 '아키텍처'는 글로벌 표준을 따르는 것이 관행이다. 그러나 모델의 핵심 성능을 좌우하는 '가중치'나 특정 기능의 모듈(인코더 등)까지 외부 기술을 가져다 쓰는 것은 '소버린 AI'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는 프롬 스크래치의 기준을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트랜스포머와 같은 아키텍처(설계도)는 공개한 지식이기에 차용해도 무방하나 데이터 학습으로 형성된 가중치는 모델의 '뇌'에 해당해 반드시 자체 확보해야 한다고 말한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아키텍처를 가져다 쓰는 것은 요리 레시피를 참고하는 것과 같지만 가중치를 가져오는 것은 남이 다 만들어 놓은 요리에 양념만 치는 격"이라며 "시행착오를 겪으며 가중치를 직접 만들어내는 과정이 없다면 기술 내재화도, 소버린AI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네이버 사례처럼 특정 외부 모델 인코더를 그대로 차용할 경우 'AI 주권' 핵심인 통제권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AI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모델은 넓은 의미의 국산이라 할 수 있지만 소버린 기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며 "소버린AI 핵심은 100% 자립으로 외부 요소 기술에 의존할 경우 해당 기술을 차단시 우리 AI가 작동을 멈추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의 근본 원인이 정부의 무리한 사업 구조에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3~4개월 단위로 성과를 평가해 탈락시키는 서바이벌 방식 이 자체 아키텍처, 알고리즘 개발 대신 오픈 소스를 차용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AI 스타트업 관계자는 "정부가 짧은 기간을 주고 탈락시키는 구조다 보니 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아키텍처를 설계하는 모험을 할 수 없다"며 "이는 한국형 AI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사업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정부는 현실적인 검증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 모든 모델과 가중치를 일일이 대조하는 것이 어려운 만큼 모델이 데이터를 학습하며 성능을 개선하는 과정인 '학습 이력'을 핵심 평가지표 중 하나로 보겠다는 설명이다. 

정부 관계자는 "남의 모델을 그대로 차용했다면 학습 초기 시행착오 등이 담긴 로그가 존재할 수 없다"며 "우리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델 성능이 좋아지는 과정이 증명된다면 학습 모델로 인정할 방침"이라고 했다. 

네이버 측도 개선 의지를 내놨다. 네이버클라우드 관계자는 이번 큐웬 차용 논란에 대해 "향후 자사 모델로 바꿀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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