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美유제품 무관세·컵 따로 계산제 도입 추진... 식품업계 부담·혼선 커진다

  • 美유제품 무관세 전환…B2B 시장부터 파급

  • 무라벨 전환 본격화로 생수 시장 변화 예고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식품·외식업계를 둘러싼 정책 환경이 새해를 기점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유제품 관세 폐지와 ‘무라벨 생수’, ‘컵 따로 계산제’ 등 환경·공정 가치를 앞세운 제도들이 잇따라 추진되면서 현장에서는 비용 부담과 운영 혼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한·미, 한·유럽연합(EU) FTA 이행 일정에 따라 미국과 유럽산 유제품에 적용되던 관세가 사실상 사라졌다. 정부는 2010년대 초 미국과 유럽연합(EU)과 각각 FTA를 체결한 이후 평균 36%에 달하던 유제품 관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해 왔으며 올해를 기점으로 주요 품목이 무관세 또는 이에 준하는 수준으로 전환됐다. 미국산 유제품은 수년에 걸친 인하 끝에 올해부터 전면 철폐됐고 유럽산 역시 품목별로 0~2.5% 수준까지 낮아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의 영향이 당장 소비자 가격보다는 카페·베이커리·식음료 제조업체 등 대량 구매처를 중심으로 먼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멸균우유와 치즈 등 가공용 유제품은 신선도보다 가격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이 중요해, 관세 인하 효과가 누적될수록 수입산 원료를 검토하는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멸균우유를 중심으로 수입 물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국내 원유 기반 유가공 산업에는 중장기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환경 분야에서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제도 시행이 본격화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올해부터 먹는샘물 제품은 제조·유통 과정에서 라벨을 부착하지 않은 ‘무라벨’ 형태 생산이 의무화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묶음 판매 제품은 즉시 적용되며, 매장에서 낱개로 판매되는 제품에 대해서는 결제 시스템 준비 등을 고려해 1년간 유예기간이 운영된다. 무라벨 제품의 경우 병마개나 병 표면에 인쇄된 QR코드를 통해 제품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전환된다.

또 일정 규모 이상 생수·음료 페트병을 생산하는 업체에는 재생 플라스틱 원료 사용 의무도 부과된다. 연간 5000t 이상 페트병을 생산하는 기업은 올해부터 재생원료를 10% 이상 사용해야 하며 해당 비율은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상향될 예정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무라벨 전환의 경우 이미 전체 생산량의 약 65%가 적용된 만큼 비교적 빠르게 정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재생원료 사용 의무 확대와 함께 일회용품 전반을 겨냥한 추가 규제가 이어지면서 원가 부담과 현장 대응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탈플라스틱 정책의 연장선에서 음료 가격에 포함돼 있던 일회용컵 비용을 영수증에 분리 표기하는 ‘컵 따로 계산제’ 도입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일회용컵 사용에 따른 비용을 소비자가 명확히 인식하도록 해 다회용컵 사용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일회용컵 가격을 생산 원가 등을 고려한 범위 내에서 매장이나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추가 비용을 부과하는 제도가 아니라 기존 가격 구조를 보다 투명하게 드러내는 조치라는 설명이다.

현장에서는 제도 시행에 따른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컵 가격을 분리 표기하기 위해서는 결제 시스템과 메뉴판 수정이 필요하고 고객 문의 대응 등 추가 업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영세 자영업자의 경우 제도 취지와 달리 비용 부담이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와 관련해 박호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사무총장은 “컵 따로 계산제를 시행하려면 텀블러 할인 체계와 다회용컵 세척 인프라, 영수증 표시 시스템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며 “대형 사업장은 대응이 가능하겠지만 영세 매장에서는 컵 비용을 따로 계산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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