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사상 최대 규모로 성장하며 순자산 3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반도체·조선·인공지능(AI) 등 투자 테마 다변화와 퇴직연금 자금 유입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말 기준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297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말(173조6000억원) 대비 71.2% 급증했다. 5년 전(약 52조원)과 비교하면 5배 이상 불어난 규모다. 글로벌 ETF 시장 성장률(31.7%)의 두 배를 웃돈다.
순자산 상위 종목에는 미국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들이 이름을 올렸다. 'TIGER 미국 S&P500'의 순자산이 12조6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KODEX 200'(11조7000억원),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8조70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코스피 강세 영향으로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한 ETF의 순자산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상장 종목 수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 전체 ETF는 1058개로 올해에만 173개가 신규 상장됐다. 이는 지난해 대비 123개 늘어난 수치이며, 5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수준이다. 주식형과 업종·테마형, 전략형 ETF를 중심으로 상품 라인업이 크게 확대됐다. 한편 올해 상장폐지된 ETF는 50개다.
거래 규모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올해 ETF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5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57.5% 늘었다. 이는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의 44.3%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ETF의 시장 내 존재감이 크게 확대됐음을 보여준다. 특히 국내 주식형 ETF 거래대금이 3조5000억원으로 전체의 64%를 차지했다.
자금 유입 역시 뚜렷하다. 올해 ETF 설정·환매 기준 순자금유입은 77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72.8% 증가했다. 미국 대표지수 ETF와 단기금리형, 금 ETF로 자금이 몰렸고, AI·반도체·조선 등 업종 테마형 상품에 대한 투자 수요도 확대됐다.
투자자별로는 개인 투자자의 거래 비중이 30.4%로 가장 높았으며 기관(18.0%)과 외국인(22.2%) 참여도 함께 늘었다. ETF 연간 평균 수익률은 34.2%로 집계됐고 국내 주식형 ETF 수익률은 64.8%에 달해 해외 주식형 ETF(17.2%)를 크게 웃돌았다.
ETN(상장지수증권) 시장도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 29일 기준 ETN 지표가치총액은 18조99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3.1% 증가했다. 상장 종목 수는 385개로 소폭 줄었지만 일평균 거래대금은 1479억원으로 21.9% 늘었다. 원유·천연가스 등 원자재 ETN과 국내 시장대표지수를 기초로 한 상품 거래가 활발했다.
한국거래소는 "주식시장 활황과 투자 테마 다변화, 퇴직연금 자금 유입이 맞물리며 ETF·ETN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다"며 "ETF는 중장기 투자 수단으로, ETN은 단기 변동성 대응 수단으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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