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 엔비디아가 추론 특화 스타트업 그로크(Groq)의 기술과 핵심 인력을 대규모로 흡수했다. 구글, AMD 등이 추론용 AI칩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가운데,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한 모양새다.
25일 IT업계에 따르면 그로크는 24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엔비디아와 비독점적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며 “그로크 창업자 조너선 로스 CEO, 써니 마드라 사장 등 주요 인력이 엔비디아로 합류해 기술 확장을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CNBC는 투자자 소식통을 인용해 거래 규모가 약 200억 달러(약 29조원) 현금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엔비디아 역사상 최대 인수·투자 사례로, 2019년 멜라녹스(70억 달러) 인수를 훌쩍 넘는다.
그로크는 구글 TPU(텐서처리장치) 개발 주역인 로스가 2016년 설립한 회사로, 언어처리장치(LPU)를 통해 AI 모델 추론 속도를 기존 GPU 대비 10배 빠르게, 에너지 소비는 10분의 1로 줄이는 기술로 주목받아왔다.
올해 9월 7억 5000만 달러 펀딩으로 기업 가치 69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내부 메일에서 “그로크의 저지연 프로세서를 엔비디아 AI 팩토리 아키텍처에 통합해 실시간 AI 워크로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거래는 AI 칩 시장에서 ‘탈(脫)엔비디아’ 움직임에 대한 방어적 대응으로 해석된다. AI 훈련 시장은 엔비디아가 80% 이상 점유하지만, 추론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다. AMD는 올해 10월 오픈AI와 6GW 규모 GPU 공급 파트너십을 맺었으며, 구글은 TPU를 앞세워 메타와 수십억 달러 규모 협력을 논의 중이다. 메타는 2026년부터 구글 클라우드 TPU 임대, 2027년부터 직접 구매를 검토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올해 들어 비슷한 방식으로 경쟁 기술을 흡수하고 있다. 9월 AI 하드웨어 스타트업 엔파브리카 인재·기술 확보에 9억 달러 이상 투자, 오픈AI에 1000억 달러 규모 투자 약속 등으로 시장은 엔비디아가 훈련 우위에 추론까지 강화하며 시장 지배력을 더 공고히 하려는 시도로 분석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이 같은 움직임에 내년 AI 칩 전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AMD의 MI450 시리즈, 구글 TPU v7(Ironwood), 엔비디아 블랙웰 후속 루빈까지 신제품이 줄줄이 출시된다.
글로벌 기업들의 AI 칩 경쟁이 심화함에 따라 HBM(고대역폭 메모리) 공급자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성장도 점쳐진다.
또 리벨리온, 퓨리오사AI 등 NPU 개발 스타트업들 역시 공급 다변화 움직임의 기회 요인으로 작용해 ‘AI 칩 전쟁’의 숨은 승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들의 보고서에 따르면 AI 칩 시장은 급성장 중이며, 앞으로 연평균 28%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컴퓨팅 워크로드 중 추론 분야가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할 것으로 관측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