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DX 사업 결정 임박…'공동 개발' 부상에 업계 우려 목소리

  • 방사청, 22일 KDDX 사업 계획 확정 예고

  • '공동 설계' 부상에 HD현대·한화오션 셈법 복잡

  • "공동설계 시 사업 지연·기능적 문제 우려도"

한국형 차세대구축함KDDX 조감도 이미지 사진HD현대
한국형 차세대구축함(KDDX) 조감도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방위사업청(방사청)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선도함 사업자 선정 방식 결정이 임박했다. 전례 없던 공동개발 방식이 유력하게 부상하며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사업 지연은 물론 향후 책임 공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오는 22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수의계약, 경쟁입찰, 공동설계 중 한 가지 방식으로 KDDX 사업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KDDX 사업은 2030년까지 7조8000억원가량을 투입해 6000t급 최신형 이지스 구축함 6척을 확보하는 프로젝트다.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을 놓고 경쟁 중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한화오션은 개념설계,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를 맡았다. 통상 기본설계를 맡은 업체가 상세설계까지 맡지만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의 과거 군사기밀 유출·보안 사고 전력을 거론하며 경쟁입찰 전환을 요구한 탓에 KDDX 사업이 2년째 표류 중이다. 

HD현대중공업은 관례대로 기본설계 수행 업체가 상세설계도 맡는 수의계약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화오션은 공동설계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경쟁입찰은 양사 모두 꺼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HD현대중공업은 과거 보안 감점 이력으로 불리하고 한화오션 역시 도면 유출 혐의와 기본설계 미시행 약점이 있어 사업이 다시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양보 없는 공방을 벌이면서 수의계약이나 경쟁입찰 대신 양사가 공동 개발에 나서는 안이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잠수함과 달리 함정은 공동설계로 사업을 진행한 사례가 없는데다 추후 성능 문제 등이 발생할 경우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는 단점이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동설계가 갈등을 봉합할 절충안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업 연속성과 책임성 확보가 중요한 함정 사업에서는 리스크만 키우게 될 것"이라며 "수의계약이 가장 현실적 대안이지만 특혜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방사청 고심이 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어떤 식으로든 이번에는 결론을 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업자 선정 방식 관련 논란이 2년 넘게 이어지면서 해군 전력화 일정 지연 부담이 커진 데다, 장기 표류에 따른 행정·산업적 비용도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이번에도 방사청이 KDDX 방향성을 결정하지 못하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추후 진행될 60조원 규모 캐나다 잠수함 사업까지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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