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의장 후보' 해싯 "트럼프 의견, 가중치 없어"…월가 우려에 트럼프와 거리 두기

  • "단지 그의 의견일 뿐…최종적으로 투표하는 곳은 FOMC"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차기 의장 유력 후보인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거리 두기에 나섰다. 연준의장 인선 작업이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매파' 케빈 워시 전 연준이사가 경쟁자로 급부상하자 과도한 금리 인하를 우려하는 시장 우려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다.

해싯 위원장은 14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에 출연해 '대통령의 의견이 통화정책 투표권을 가진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과 동등한 비중을 갖게 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그에게는 아무런 가중치도 주어지지 않는다"며 "단지 그의 의견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의 의견이 데이터에 근거한 것이라면 중요하다"면서도 결국 금리 표결은 FOMC 위원들이 자신들의 판단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결국 연준(의장)의 임무는 독립적으로 존재하면서 FOMC에 속한 이사들로 구성된 집단과 함께 금리가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집단적 합의를 끌어내는 것"이라며 "최종적으로 투표하는 곳은 위원회(FOMC)"라고 강조했다.

해싯 위원장의 이 같은 언급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에 동조해 공격적 금리 인하를 주장하던 것에서 다소 달라진 것으로, 당초 자신이 유력시 되던 차기 연준의장 인선이 케빈 워시 전 연준이사와의 2파전으로 바뀌면서 해싯 위원장의 메시지도 달라진 모습이다. 월가에서는 공격적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해싯 위원장이 연준의장이 될 경우, 인플레이션이 재점화할 가능성에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3일 채권 투자자들이 해싯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맞춰 공격적인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며 이러한 우려를 미 재무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고, 월가 주요 인사인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자산운용사 CEO들과의 비공개 회의에서 워시 전 이사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해싯 위원장은 지난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주최 행사에서도 금리 인하 여부를 정치적 압력과 무관하게 자신의 판단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는 등 트럼프 대통령과의 거리 두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WSJ와의 인터뷰에서 차기 연준 의장으로 해싯 위원장 또는 워시 전 이사를 지명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누구를 선택하든 차기 의장은 금리와 관련해 자신의 견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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