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내달 13∼14일께 나라서 정상회담 개최 조율…'고찰' 도다이지 유력"

日마이니치, 외교 소식통 인용해 보도…"아베 피격 장소 방문과 헌화도 검토"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0월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기념촬영 후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내달 13∼14일께 일본 나라시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양측이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니치신문은 11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한·일 양국 정부가 나라현 나라시에서 정상회담과 만찬 등 일정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출신지이자 지역구인 나라현은 일본 고대 수도로, 교토와 함께 대표적인 고도(古都)로 꼽힌다. 정상회담 장소로는 대불로 유명한 유서 깊은 고찰 도다이지(東大寺)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마이니치는 도다이지가 나라 시대(710∼794)에 창건된 사찰로, 한반도 백제 출신 도래인과 깊은 인연을 지닌 곳이라고 설명했다. 도래인은 고대에 한반도와 중국 등지에서 일본으로 건너가 기술과 문화를 전파한 사람들을 뜻한다.

또 양국 정상이 2022년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유세 도중 피격돼 숨진 야마토사이다이지(大和西大寺)역 인근을 방문해 헌화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 보수 성향의 다카이치 총리는 아베 전 총리의 정치 노선을 계승해 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0월 30일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다카이치 총리와 첫 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에서 "셔틀 외교 정신에 따라 (다음에는) 제가 일본을 방문해야 하는데, 가능하면 나라현으로 가자고 말씀드렸다. 본인도 아주 흔쾌히 좋아하셨다"고 전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의 방일은 다카이치 총리 취임 이후 처음이다.

마이니치는 지방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할 경우 의례적 행사가 줄어들어 보다 친밀한 분위기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해설했다. 이어 일본이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한 가운데 한국과의 협력을 확인해 개선 흐름을 유지하려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