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의 손끝에서 되살아난 500년…부산시립박물관 '영국 문학의 비밀' 展

사진부산시립박물관
[사진=부산시립박물관]
연말, 무엇을 보고 어떤 문화 경험을 할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부산시립박물관이 색다른 해답을 제시한다. 박물관이 선보이는 특별전 <거장의 비밀: 셰익스피어부터 500년의 문학과 예술>이 관람객들 사이에서 “책 속 이름으로만 알던 작가가 눈앞에서 다시 살아나는 전시”, “작가의 고뇌가 손끝에서 느껴진다”는 호평을 얻으며 사회관게망서비스(SNS) 상에서 인증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전시는 아시아 최초로 부산시립박물관과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National Portrait Gallery)이 공동 기획했다. 셰익스피어와 찰스 디킨스, 제인 오스틴, 아서 코난 도일, 그리고 J.K. 롤링 등 영국 문학사를 수놓은 거장 78인의 초상화와 친필 원고, 편지, 초판본 등 총 137점이 공개된다. 단순한 작가 나열식 전시가 아니라, 거장들이 ‘어떻게 글을 썼는가’라는 창작의 순간을 들여다보게 하는 구성으로 관람객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전시의 백미는 단연 1623년 출간된 셰익스피어 희곡전집 ‘퍼스트 폴리오(First Folio)’ 실물 공개다. 전 세계에 230여 권만 남아 있는 희귀본으로, 그동안 해외 박물관과 도서관을 찾아야만 볼 수 있었던 이 자료가 국내 최초로 소개된다. 관람객들은 “이 한 점만으로도 전시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입을 모은다.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 친필 원고, 아서 코난 도일이 직접 쓴 셜록 홈스 시리즈 <베일을 쓴 하숙인> 원고, J.K. 롤링의 친필 삽화가 담긴 해리포터 초판본 등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활자본으로만 접해 온 명작이 실제로는 지우고, 덧쓰고, 다시 고민하는 과정을 거쳐 완성됐다는 사실은 “위대한 작품도 결국 인간의 손에서 태어났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깊은 울림을 남긴다.

전국 각지에서 관람객이 몰리면서 전시 해설 프로그램도 확대됐다. 기존 하루 한 차례 운영되던 주말 도슨트를 오후 2시·4시 두 차례로 늘려, 관람객들이 작가와 작품 세계를 더욱 깊이 이해하며 ‘500년 영국 문학 속으로 떠나는 시간 여행’을 경험하도록 돕는다.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연말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부산의 마스코트 ‘부기’가 탐정이 되어 어린이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유령’이 등장하는 신비한 소설의 작가를 추적하는 <부기와 어린이 탐정단>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초등학생 대상이며, 12월 13·14일, 20·21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참가 신청은 12월 9일 오전 10시부터 박물관 누리집에서 선착순 접수 가능하다. 

정은우 부산시립박물관 관장은 “문학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지금도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는 살아 있는 이야기”라며 “위대한 작가들도 우리처럼 고민하고 꿈꾸며 살았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연말을 맞아 가족과 함께 영국 문학 500년을 여행하며 새로운 영감을 얻는 특별한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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