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워너 인수전에 '파라마운트 참전'...적대적 M&A로 판 깨나

  • 사우디·UAE·카타르 국부펀드까지 동원...트럼프 변수에 '초대형 콘텐츠 전쟁' 격화

넷플릭스의 워너브러더스 인수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넷플릭스의 워너브러더스 인수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미디어·콘텐츠업체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워너브러더스) 인수전에서 뛰어들었다. 파라마운트는 넷플릭스가 합의한 가격보다 높은 779억달러(약 114조원) 규모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제안을 내놓으며 정면 승부를 선언했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최고경영자(CEO)는 워너 브라더스의 지분 전량을 주당 30달러에 현금으로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이는 넷플릭스의 주당 27.75달러 제안보다 높은 금액으로, 파라마운트는 주주에게 더 유리하며 규제 당국 승인 가능성도 높다고 주장했다.

앞서 넷플릭스는 지난 5일 워너브러더스를 720억달러(약 110조원)에 인수하기로 최종 계약했다. 불과 사흘만에 경쟁사가 더 높은 가격으로 '주주 직접 공략'에 나서자 워너브러더스 인수전은 사실상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적대적 인수란 경영진이 아니라 주주들에게 직접 주식을 팔라고 제안하는 것이다.

다만 파라마운트는 워너브러더스에 같은 가격을 제안했다가 이미 거부당한 바 있다고 미 경제매체 CNBC가 전했다. WSJ은 워너브러더스의 주주들이 인수 이후에도 두 회사의 주식을 계속 보유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에 제공하는 실제 거래 가치는 주당 31~32달러라고 분석했다.

WSJ은 파라마운트의 본격 재참전으로 HBO, 해리포터, DC코믹스 등 워너브러더스의 핵심 자산을 둘러싸고 "혼란스럽고 공개적인 싸움이 벌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라마운트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 카타르 국부펀드를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의 사모펀드 어피니티 파트너스에서 지분 투자를 약속받았다고 밝혔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 가문, 레드버드 캐피털, 미국 주요 은행들과의 540억달러 대출 협의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시가총액 150억달러 수준의 파라마운트가 4000억달러가 넘는 넷플릭스를 상대하기엔 자금력이 부족하다는 시장 의구심이 나온다.

정치 변수도 얽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넷플릭스의 워너브러더스 인수에 승인 여부에 직접 관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그들이 시장 점유율을 얼마나 차지하는지 봐야 한다"며 넷플릭스나 파라마운트 모두 자신의 친구가 아니라고 말했다.

워너브러더스는 넷플릭스와의 계약을 파기할 경우 28억달러의 위약금을 납부해야 한다. 다만 파라마운트가 인수전에 성공할 경우 파라마운트가 위약금을 떠안는 구조가 될 수 있다.

워너브러더스 주주들은 내년 1월 8일까지 파라마운트가 제시한 가격에 주식을 양도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마감시한이 연장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한편 인수전 격화는 주가에도 즉각 반영됐다. 파라마운트 주가는 9% 급등했고, 워너브러더스도 4% 넘게 올랐다. 다만 넷플릭스는 반독점 심사 부담이 더해지면서 3% 넘게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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