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넷플릭스-워너브러더스 인수 관여할 것…점유율 문제 될 수 있어"

  • "과정 거쳐야 하고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워너브러더스)를 720억 달러(약 106조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당 거래가 시장 독점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7일(현지시간) 미국 대중문화 잡지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케네디센터 공로상 시상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넷플릭스의 워너브러더스 스튜디오 및 스트리밍 사업 인수 계획은 심사가 필요하다며 "그 결정에 내가 관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정을 거쳐야 하고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테드 새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와의 백악관 회동 사실도 확인했다. 그는 새랜도스에 대해 "그는 훌륭한 사람"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합병 시) 시장 점유율이 크다. 그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문제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5일 워너브러더스의 영화·TV 스튜디오와 스트리밍 서비스 'HBO 맥스' 등 핵심 콘텐츠 자산을 720억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가 성사되면 넷플릭스와 HBO 맥스를 합친 구독 서비스는 미국 스트리밍 시장의 약 30%를 차지할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이 비중이 미국 반독점 규제의 ‘레드라인’에 근접해 있다는 점이다. 2023년 미 법무부가 개정한 지침에서는 합병 후 시장 점유율이 30%를 넘는 경쟁사 간 직접 결합은 불법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와 컴캐스트 등 경쟁사들은 "넷플릭스의 글로벌 지배력을 과도하게 키우는 거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는 유튜브·아마존·틱톡 등 소셜미디어까지 포함한 '전체 시청 시간' 기준 경쟁 구도를 고려해야 한다며, 이번 인수가 소비자 선택권 확대와 혁신을 촉진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친분 정치도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인수전에서 넷플릭스와 경쟁했던 파라마운트의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엘리슨, 그리고 그의 부친이자 오라클 창업자인 래리 엘리슨과 오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라마운트는 워너브러더스 이사회가 넷플릭스에 유리한 '미리 짜인 결과'를 만들었다며 매각 절차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백악관과 정치권을 상대로 막판 뒤집기를 시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인수 계약에 포함된 약 58억 달러 규모의 위약금(총 인수가의 약 8%)에 주목하고 있다. 일반적인 M&A 위약금 수준(1~3%)을 크게 웃도는 만큼, 넷플릭스가 규제 장벽을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넷플릭스와 워너브러더스는 인수 절차가 12~18개월가량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넷플릭스는 성명을 통해 이번 인수가 고객에게 더 많은 선택권과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하고,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에 기회를 제공하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더욱 강화하고 주주들에게 더 큰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넷플릭스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이사회는 이번 인수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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