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中 자극 말라 트럼프 조언' 보도에 "그러한 사실 없다" 반박

오전에 언급 자제, 오후엔 정면 부정…"WSJ 측에도 관련 입장 전달"

기하라 미노루 일본 관방장관 [사진=지지·AFP·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통화에서 '대만 문제로 중국을 자극하지 말라'고 조언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27일 NHK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WSJ 보도의 사실 여부를 묻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주권에 관한 문제로 (다카이치 총리에게) 중국 정부를 도발하지 말라고 조언했다는 기술이 있지만, 그러한 사실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해 둔다"고 말했다.

기하라 장관은 오전 브리핑에서 "외교상 대화이므로 답변을 자제하겠다"고만 언급했으나, 오후에는 WSJ 보도를 정면으로 부정하며 "정부에 많은 조회(문의)가 있어서 (기사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도 철회 요청 여부에 대해서도 기하라 장관은 "그러한 사실이 없기 때문에 이 점은 WSJ 측에도 의사 표시를 했다"고 밝혀 사실상 항의 취지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WSJ 보도와 관련해 NHK에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 사이에 사태 진정화를 위해 협력해 가자는 뉘앙스의 이야기는 있었다"며 "(미국이) 자제를 요구한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앞서 WSJ은 26일(현지시간) 미국·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와의 통화에서 대만 관련 발언의 톤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7일 중의원(하원)에서 ‘대만 유사시 개입’을 시사한 뒤 중·일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총리와 연이어 통화했다. 일본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사안과 관련해 동맹국 일본을 명확히 지지하는 메시지를 내지 않으면서 불안감이 확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기하라 장관은 주일 중국대사관이 전날 자국민에게 안전 유의를 당부한 데 대해 "하나하나 논평하는 것은 삼가겠다"며 "앞으로도 사실관계에 반하는 중국 주장에는 반론을 제기하며 상황을 주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