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업계에 따르면 SPC는 최근 사장단 인사를 통해 허영인 회장의 장남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차남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나란히 승진시켰다.
허진수 부회장은 파리크라상 최고전략책임자(CSO)와 글로벌BU장을 맡아 파리바게뜨의 해외 확장을 이끌어 왔다. 그룹 혁신을 책임지는 'SPC 변화와 혁신 추진단' 의장으로도 활동하며 조직 전반의 쇄신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허희수 사장 역시 비알코리아 최고비전책임자(CVO)로서 배스킨라빈스·던킨 리빌딩과 신사업 발굴을 주도했고, 최근에는 멕시칸 QSR 브랜드 '치폴레'의 국내 도입을 추진하며 외식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농심·오리온·삼양식품·오뚜기 등 주요 식품사들의 3세들도 경영 무대를 넓히고 있다. 신동원 농심 회장의 장남인 신상열 전무는 농심 미래사업실장을 맡아 건강기능식품·스마트팜 등 비(非)라면 신사업과 글로벌 포트폴리오 확장을 이끌고 있다. 오리온의 경우 담철곤 회장의 장남 담서원 전무가 경영지원 부문을 중심으로 그룹 운영 체계 정비에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전사적 관리시스템(ERP) 고도화와 해외 법인 지원 업무에 참여하며 글로벌 사업 기반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식품업계의 이 같은 세대교체 흐름은 단순한 승계 절차에 그치지 않는다. 기존 '제조 중심·내수 방어형' 체제에서 벗어나 브랜딩·디지털 전환·글로벌 확장 중심의 새로운 사업 모델로 이동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실제로 다수의 3·4세 경영인은 해외 대학·경영학 석사(MBA) 출신으로, 스토리텔링·브랜딩·콘텐츠화 등 이전 세대가 상대적으로 약했던 영역을 강화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해외 경험을 갖춘 신세대 경영인들은 공장 중심의 경영보다 브랜드 경험과 글로벌 감각을 더 중요하게 본다"며 "K푸드를 문화적으로 해석하려는 시도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려도 존재한다. 경영 경험이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상황에서 빠르게 임원급 보직을 맡는 만큼 역량 검증 문제와 가족 중심 의사결정 구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세대교체는 흐름이지만, 결국 실적과 투명성이 담보돼야 시장 신뢰가 형성된다"며 "투명한 의사결정과 책임경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변화가 오래 가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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