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트럼프 두렵지 않아…우리는 미국과 친구"

  • "푸틴, 나토 한계 시험 중…러시아 두 번째 전선 개시할 가능성 있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두렵지 않다며, 우크라이나와 미국은 친구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공개된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과 서방을 적으로 보고 있다"며 "러시아와 친해지는 것은 미국의 해결책이 아니다. 가치 측면에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보다 훨씬 미국에 가깝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를 거대하고 공격적인 나라로 묘사하며, 다양한 민족과 지역을 통합하기 위해 외부의 거대한 적이 필요한 국가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푸틴의 확장 야욕이 우크라이나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푸틴이 유럽 내에서 ‘하이브리드 전쟁’을 벌이며 나토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기 전에 또 다른 유럽 국가를 상대로 '두 번째 전선'을 개시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주장했다.

하이브리드 전쟁은 적을 약화시키기 위해 허위정보 유포, 사이버 공격, 군사 작전 등을 결합해 은밀하게 전개하는 복합적 전쟁 방식을 의미한다. 실제로 지난 9월 9일 러시아제 드론이 폴란드 영공을 침범한 이후 동유럽과 북유럽은 물론 독일·벨기에 등 서유럽에서도 정체불명의 드론이 공항과 군 기지 상공을 잇달아 비행하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

그는 "푸틴이 먼저 우크라이나를 점령한 뒤에야 다른 곳으로 갈 것이라는 일반적인 유럽의 회의론은 잊어야 한다"며 "그는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전 세계 모두가 트럼프를 두려워한다. 그것이 사실"이라며 "나는 아니다. 우리는 미국과 적이 아니라 친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우리의 전략적 파트너이며 수년, 아니 수세기 동안 함께할 관계"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2기 출범 직후인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으나 고성과 비난이 오간 가운데 '외교 참사'를 겪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아울러 그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지도를 내던지며 푸틴의 ‘최대치 요구’를 수용하라고 압박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실제 회의는 전혀 달랐다"며 "우리의 관계는 정상적이고, 업무적이며, 건설적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당시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 앞에 세 개의 패널을 세워 러시아의 폭격 능력을 약화시키고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무기 지원과 제재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드론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산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 27기를 도입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 국가들이 보유 중인 패트리엇 일부를 빌려줄 수도 있다"고도 언급했다.

유럽연합(EU)과 영국이 충분한 지원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전쟁이 끝나야 충분한 것"이라고 답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프랑스와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파견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당연히 우리는 유럽 병력의 조기 파견을 원한다. 벨라루스 국경 방어 같은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지도자들이 자국 사회의 반응을 두려워한다"며 "너무 압박하면 오히려 군사·재정 지원을 잃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러시아군이 돈바스 지역 포크롭스크 대부분을 점령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성공은 없고 희생만 크다"며 "러시아가 17만명을 투입했으며, 10월 한 달에만 2만500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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