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 위한 'AI 플랫폼' 구축

계좌 등 정보 실시간 공유·분석…'보이스피싱 위험지표 산출 모델' 개발도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9일 경기 용인시 금융보안원에서 ‘보이스피싱 정보공유·분석 AI 플랫폼(ASAP·에이샙)’ 관련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을 위해 참여사들이 피해자 계좌 등 정보를 실시간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 탄생했다.

금융위원회는 29일 경기 용인시 금융보안원에서 ‘보이스피싱 정보공유·분석 AI 플랫폼(ASAP·에이샙)’ 출범식을 개최했다. ‘ASAP’은 금융·통신사 또는 수사기관이 파악한 보이스피싱 의심 정보 등을 참여기관끼리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수집된 정보는 AI 분석을 통해 범죄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데 활용된다.

현재 ASAP에 참여하는 금융사는 약 130개다. 이들은 앞으로 △보이스피싱 피해자 계좌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된 계좌 △보이스피싱 연계 의심 계좌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해외계좌 △위조신분증 △탐지된 피싱사이트·악성 애플리케이션(앱) 등의 유형과 관련된 90개 항목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이에 더해 금융권은 금융보안원을 중심으로 ASAP에 축적된 정보를 AI에 학습시켜 위험지표 산출 공동 모델 개발에 나선다. 개발된 위험지표는 내년 상반기부터 각 금융사의 보이스피싱 탐지에 활용될 전망이다.

특히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해외계좌 정보가 모든 참여기관에 공유되면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이 돈을 해외로 빼돌리는 것을 신속하게 차단할 수 있다는 게 금융위 측의 설명이다. 또 보이스피싱 의심·연계계좌를 금융사가 서로 공유하는 과정에서 범죄집단의 조직적인 도피경로를 쉽게 파악할 수도 있다. 관련 인프라 구축에 어려움을 겪는 제2금융권도 고도화된 탐지모형을 활용해 효과적으로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할 수 있게 된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금융위는 향후 ASAP에 통신사나 수시기관 등도 차례로 참여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나아가 보이스피싱 피해자에 대한 원스톱 피해구제 등도 이뤄질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업할 계획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출범식에서 “보이스피싱 범죄가 발본색원될 때까지 정부와 관계기관·업계가 힘을 합쳐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전 금융권이 첨단기술로 무장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소통·협업 체계가 공고히 정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