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현안 산적한데"…지체되는 1급 인사·뒤숭숭한 기재부

  • 조직 내부 피로감 고조…"일부 실장, 회의 불참 증가"

  • 실무진 인사도 지체…호흡 안 맞을까 우려도

  • 적기 놓치면 내년 조직 분리와 함께 인사 가능성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기획재정부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기획재정부.[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기획재정부의 1급(실장급) 인사가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혼란이 커지고 있다. 전원 줄사표를 제출했음에도 인사가 지체되자 부처 내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정감사 중간이나 직후 시기를 놓치면 내년 조직 분리와 맞물려 진행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28일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원 사표를 제출한 1급 인사안은 대통령실에 넘어간 상태다. 1급 인사는 대통령실의 최종 승인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공무원들은 대통령실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기재부와 대통령실이 인사의 폭과 시기를 두고 고심하면서 절차가 지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기재부의 1급 관료는 △차관보 △기획조정실장 △국제경제관리관 △재정관리관 △예산실장 △세제실장 △대변인 등 7명이다. 이들은 장·차관을 보좌해 정책 철학을 행정적으로 구체화하고, 여러 국(局)을 총괄해 부처의 중·장기 전략과 정책 방향을 설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1급 인사가 더 늦어질 경우 기재부의 정책 대응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중 갈등을 비롯한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부동산 시장 안정 등 관계 부처와의 협의가 필요한 현안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법률 개정 등 국회 대응 과정에서도 1급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에 부처 내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조직 전체의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한 기재부 관계자는 "마음이 떠난 실장과 일하는 것은 불편한 일"이라며 "일부 실장은 자신이 교체 대상에 포함됐다는 소문을 들은 뒤 오전 9시 간부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횟수가 늘었다"고 전했다. 전 정권에서 승진했거나 대통령실로 파견을 다녀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지면서 업무 의욕이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1급 인사 지연은 내부 인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통상 기재부는 1급이 함께 일하고 싶은 국장을 중심으로 실을 구성하고, 국장들이 다시 과장을 꾸리는 방식으로 인사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1급 인사가 늦어지면서 지난달 예산실 국장 인사가 먼저 단행됐다. 예산실장이 새로 임명될 경우 기존 국장들과의 업무 호흡이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재부 1급 인사의 마지막 적기는 국감 직후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감 직후 시기를 놓치면 뒤늦은 인사로 비효율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현안 대응과 조직 안정화 측면을 고려해 내년 조직 개편과 맞물려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다음 달 국회에서 조세소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진행될 때 1급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인사가 늦어 인수인계가 원활하지 못하고 업무 파악이 미숙하면 부처 대응력이 흔들릴 우려가 있다. 이번 시기를 놓치면 내년 조직 개편과 함께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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