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가 장기간 사업이 미뤄져 사유화 위기에 놓였던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문제 해결에 성공적인 첫걸음을 내디뎠다.
시는 14일 오후 3시 해운대구 중동 달맞이공원 조성 예정지에서 '달맞이공원 조성 사업 기공식'을 개최하고, 시민의 품으로 돌아올 해안 경관 녹지 확보를 공식화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형준 부산시장을 비롯해 김성수 해운대구청장, 시·구의원 및 지역 주민 100여 명이 참석해, 지난 2002년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된 이후 20년 넘게 방치되었던 달맞이공원 부지 확보의 의미를 되새겼다.
달맞이공원은 도시계획시설 지정 후 장기 미집행 상태로 있다가 2020년 '도시공원 일몰제' 시행을 앞두고 사유지 해제 및 난개발 우려에 직면했었다.
부산시는 박 시장 취임 이후 2022년부터 본격적인 토지 보상을 추진해 해안 경관 보전 기반을 마련하고, 공원 해소에 대한 시민의 오랜 숙원을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
총사업비 1669억원 (보상비 1436억원, 공사비 233억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2028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한다.
부산시는 달맞이공원을 "생태를 품고, 경관을 그리며, 문화가 꽃피는 자연주의 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달맞이공원 조성은 한국 조경계의 거장인 정영선 작가가 대표 정원 작가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은다.
정 작가는 '조경은 땅에 쓰는 시'라는 철학으로 예술의전당, 선유도공원 등 다수의 공공 프로젝트를 이끌어왔으며, 한국인 최초로 세계조경가협회(IFLA) '제프리 젤리코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정 작가는 공원 내 핵심 공간인 '달맞이 정원마을'의 콘셉트와 작가정원 설계를 총괄해, 삶의 흔적을 주제로 한 새로운 부산의 정원을 선보일 예정이다.
공원에는 문화 프로그램 공간인 '달빛마당', 건축물 리모델링을 통한 복합문화공간 '달맞이 공원지원시설', 해안 경관을 바라보며 웰니스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달맞이 명상쉼터' 등 시민 참여와 치유에 초점을 맞춘 시설들이 들어선다.
시는 공원 완공 후 프랑스 니스 해변이나 캐나다 밴쿠버 스탠리 공원처럼 해안 경관과 공원이 결합된 세계적인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박형준 시장은 "달맞이공원은 생태·경관·문화가 공존하는 자연주의 공원으로 조성되어, 해운대 관광벨트와 연계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박 시장은 "도시공원은 '15분 도시 부산'의 비전을 표현하는 핵심 기반 시설"이라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시민 누구나 생활권에서 편리하고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시공원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산시는 달맞이공원 외에도 박 시장 취임 이후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17곳에 총 5753억 원을 투입해 축구장 225개 규모(160만m²)의 공원을 확보하는 등, 시민의 녹지 공간을 꾸준히 늘려나가고 있다.
이번 달맞이공원 조성 사업 착공은 오랜 기간 권리 행사를 제한받았던 토지 문제와 시민의 휴식권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공공의 가치'를 실현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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