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주 주의보] 리튬 관련 매출 없는데도 폭등→나락…2년전 '광풍' 재연되나

  • 中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발표에

  • 새빗켐 등 관련주 최대 34% 상승

  • 업황 부진에 전문가는 '투자 경고'

사진아주경제 DB
[사진=아주경제 DB]
코스닥 상장사 자이글은 가정용 그릴을 만드는 회사다. 2018년 이후 흑자를 낸 해가 드물 정도로 경영 사정이 좋지 않았다. 그러던 2022년 말 자이글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제조사 CM파트너의 설비와 기술을 75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차전지 관련 신사업을 하겠다는 것으로, 이때부터 자이글은 '리튬 테마주'로 분류됐다. 이 발표 이후 이듬해 3월부터 자이글 주가는 급등했다. 4000원대였던 주가는 2023년 4월 3만8900원대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실체가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주가는 급락했고,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이차전지 합작사업 지분 취득 및 현물출자를 취소했다. 현재 주가는 4800원대다. 최고점 대비 8분의 1 토막 난 것이다.

한동안 숨죽였던 리튬 테마주는 이달 들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지난 9일 희토류 관련 수출 통제를 강화하면서다. 리튬 관련주인 새빗켐, 포스코엠텍, 하이드로리튬, 중앙첨단소재, 성일하이텍, 리튬포어스 주가는 9일 이후 각각 34.47%, 13.66%, 9.72%, 20.18%, 12.54%, 4.86% 상승했다. 리튬 테마 광풍은 3~4년 전에도 한 차례 불었다. 당시에도 실적과 무관한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치솟았다. 하지만 결국 실체가 없는 기업들이 테마에 편승해 주가를 부풀린 뒤 폭락하는 전형적인 사이클을 반복했다. 특히 리튬 사업 실체가 없는 테마주들 움직임은 현란하다. 
 
리튬포어스가 대표적인 곳이다. 이 회사는 사명과 달리 리튬 사업 실체가 없다.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리튬포어스 전체 매출 49억원 가운데 리튬 관련 매출은 단 한 푼도 없었다. 매출 대부분은 휴대폰 액세서리(89%)와 방향제(10%) 등에서 발생했다. 리튬사업을 하겠다고 발표한 2022년 11월 이후 관련 실적도 없다시피 하다. 유일한 이차전지 소재 매출은 지난해 음극파우더 관련 13억3300만원이 전부다. 재무 안정성도 낮은 상황이다. 리튬포어스는 지난 3월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최근 3년 중 2회 이상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이 자기자본 대비 50%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법차손은 기업이 계속 운영하는 사업 활동을 통해 발생한 손익에서 법인세를 차감하기 전 손실이다. 쉽게 말해 기업의 지속적인 사업에서 발생한 순손실이다.
 
중앙첨단소재도 대표적인 리튬 테마주다. 이차전지의 기초소재가 되는 리튬염을 매입해 판매하는 유통사업을 한다. 이 회사의 상반기 이차전지 소재 매출액은 5200만원으로 리튬포어스보다는 다소 낫다.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 이차전지 수요도 증가해 회사가 취급하는 기초소재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앙첨단소재는 올해 상반기까지 주가조작과 불공정거래 혐의로 여러 차례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해 중앙첨단소재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작한 혐의로 관계사 전 대표 최모씨를 구속했다. 검찰은 최씨가 2022년 11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통정매매 등 방식으로 주가를 10배 이상 끌어올려 약 24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성일하이텍도 최근 리튬 테마에 편승해 주가가 많이 올랐다. 그러나 이 회사 역시 재무 상황은 좋지 않다. 2023년 영업손실 83억4000만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적자 규모가 713억9000만원으로 8배 이상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에도 영업손실 32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325억원)와 비슷한 적자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리튬 테마주 투자 경고를 내놓는다. 이차전지 업황이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에서 리튬값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2022~2023년처럼 급등세가 다시 나타나려면 전방 수요 회복이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 업종의 내년 영업이익 눈높이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내년 영업이익은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얼마나 감소하느냐에 영향을 받을 텐데, 보조금 폐지로 판매 둔화는 피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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