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의회에서 예산안 통과 지연으로 연방정부가 폐쇄된 이른바 ‘셧다운’이 13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일부 공항 직원들이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의 영상 재생을 거부하고 나섰다고 CNN 방송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놈 장관은 교통안전국(TSA) 보안검색대 대기열에서 승객들에게 상영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신의 성명서가 담긴 영상을 각 공항에 배포했다. 영상에서 놈 장관은 “TSA의 최우선 순위는 우리가 당신을 안전하게 지키는 동시에 당신이 즐겁고 효율적인 공항 경험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하지만 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연방 정부에 자금을 지원하기를 거부하고, 이 때문에 우리 운영의 상당수가 영향을 받는 것은 물론 TSA 직원들이 급여를 못 받고 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포틀랜드 공항 측은 이 성명 영상 재생을 거부하고 나섰다. 몰리 프레스컷 포틀랜드 공항당국 대변인은 CNN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이 영상은 정치적 목적이나 메시지 배포를 위해 공공 자산을 사용하는 것을 금하는 해치법 위반”이라며 “이에 우리는 현재와 같은 영상을 (보안검색대에서) 재생할 수 없다”고 밝혔다. 1939년 제정된 해치법은 정부가 비당파적으로 운영되도록 보장하기 위해 연방정부 공무원들의 정치 활동을 금하는 내용이다. 또 포틀랜드가 속한 오리건주에서는 법으로 공무원이 어떤 정치 활동을 독려하거나 반대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시애틀 공항 당국 역시 CNN에 “(해당 영상은) 정치적 콘텐츠(라서 방영하지 않았다)”라며 “우리는 셧다운을 종식하기 위한 양 당의 노력을 촉구하고 있으며, 급여를 못 받고 일하고 있는 연방 공무원을 지원할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피닉스, 솔트레이크시티, 로스앤젤레스, 버팔로, 샬럿, 클리블랜드 등의 공항에서 해당 영상 상영이 거부되고 있다고 현지 매체 솔트레이크 트리뷴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 의회에서는 이번 셧다운이 지난 트럼프 정부 1기 때의 35일을 넘어서는 역대 최장기간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13일 의회에서 민주당 측이 오바마케어 보조금 요구를 멈추지 않는 한 협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재 하원은 존슨 의장이 개원을 거부해 회기가 끝난 상황이고, 상원은 13일 컬럼버스의 날(연방 휴일)로 휴무를 마친 뒤 14일부터 업무에 들어간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80억 달러(약 11조4400억원)의 미사용 연구개발 예산을 활용해 군인들에게 급여를 지급할 예정이다. 당초 미 언론에서는 이달 15일 예정된 미군 급여일에 지급이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