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치안을 명분으로 일리노이주에 주방위군 병력을 투입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치안을 명분 삼아 연이어 민주당 강세 지역에 군 병력을 투입하면서 이에 대한 반발도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가 29일(현지시간) 미군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 국토안보부(DHS)의 요청에 따라 100명의 주방위군 병력이 일리노이주에 배치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배치 시기와 지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시카고 외곽 브로드뷰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 등이 주요 배치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 해당 시설 주변에서는 불법체류자 단속을 강화하는 연방 정부 정책과 트럼프 행정부를 규탄하는 시위가 이어지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시위대는 ICE 차량 진입을 막으려다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으며, 연방 요원들이 건물 주변에 모인 사람들에게 최루가스 등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 정부의 주방위군 투입 방침에 대해 일리노이주의 자치단체장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인 JB 프리츠커 일리노이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내가 경고해온 일이 결국 현실이 되고 있다"면서 "트럼프가 하는 어떤 일도 일리노이를 더 안전하게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민주당)도 이번 조치를 강력히 반대하며 "최근 몇 년간 시카고의 폭력 범죄는 감소해왔으며, 방위군의 존재가 시 당국의 치안 유지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로스앤젤레스, 워싱턴 DC, 멤피스 등에 주방위군을 투입한 데 이어 최근 오리건주 포틀랜드에도 병력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들 도시 모두 민주당의 정치적 기반이 강한 지역이다. 이번 일리노이주 역시 주지사와 시카고 시장 모두 민주당 소속이며, 특히 일리노이주 최대도시이자 미국 제3의 도시인 시카고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주방위군 투입을 둘러싸고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방위군 지휘권을 발동하면서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등 주요 시설이 폭력적인 급진좌파 세력의 공격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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