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카고 치안 불안하면 연방군 투입"...시카고 시장, 저항예고

시카고시장 "이민단속에 軍배치 말라"며 저항 예고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카고 치안 강화를 명분으로 군 병력과 연방 법집행 인력을 투입하겠다고 압박하자, 시카고 시장이 정면으로 반발하며 ‘저항’을 예고했다.

3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인 브랜던 존슨 시카고 시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시카고 치안 접수’에 대응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에는 불법체류자 단속을 위해 군을 투입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동시에 시카고 경찰이 연방 기관의 이민 단속 작전에 협력하지 않겠다는 방침이 명시됐다.
 
또한 행정명령에는 “시카고인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연방 정부의 조치에 저항하기 위해 모든 가용한 법적 방안을 추구할 것을 시카고 시 정부 각 부처에 지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존슨 시장은 행정명령 서명에 앞서 “우리는 군사화한 이민 단속을 보게 될 수 있고, 주(州)방위군 병력을 (거리에서) 볼 수 있다”며 “우리는 심지어 거리에서 작전 중인 군인과 무장한 차량을 보게 될 수 있다”고 밝힌 뒤 “우리는 이를 요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그는 이날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지난주 주말 시카고에서 6명이 살해됐고, 24명이 총에 맞았다”며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를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약하고 한심한 JB 프리츠커 주지사는 범죄 예방에 도움이 필요없다고 했다. 그는 미쳤다”며 “신속히 (시카고 치안을) 바로잡지 않으면 우리가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CBS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르면 9월 5일부터 장갑차와 전술 장비를 동원해 시카고에서 대규모 불법체류자 단속 작전을 전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수도 워싱턴 DC의 치안 불안을 이유로 연방 정부가 치안을 직접 관리하도록 하고 주방위군 800명을 배치했다. 이후 관광객이 많은 내셔널몰과 유니언역 등 주요 지역에 순찰을 강화했으며 공화당 주지사가 있는 주에서 추가 병력 지원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에 이어 시카고, 뉴욕 등 민주당 성향이 강한 대도시에도 주방위군을 투입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지난 2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카고는 엉망이고 시장도 매우 무능하다. (워싱턴에 이어) 아마 다음엔 거기를 바로잡을 것이다. 힘든 일도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