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인중 농어촌공사 사장 "빈번해질 호우·가뭄…안전한 농사 만드는 게 공사의 일"

  • "지하수댐·함양 최대한 사용해 가뭄 대응"

  • "저수지 개보수 수위 관리로 호우 대비"

  • "임기 동안 산재 없는 일터 만드는 게 목표"

김인중
김인중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지난 22일 아주경제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농어촌공사]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는 우리 모두가 체감하고 있습니다. 올여름 전국 평균기온은 27.7도로 관측 이래 가장 높았고 한 지역에서는 극한 호우가, 다른 지역에서는 가뭄이 나타나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앞으로 기후 변화에 따른 자연재해가 심해질 수밖에 없는데 농업인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공사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 나갈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8월 30일부터 이달 22일까지 22일간 강원도 강릉에는 극심한 가뭄으로 국가 재난 사태가 선포됐다. 가뭄 등 자연재해로 재난 사태가 선포된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반면 불과 한달 전인 7월 초에는 충청권을 중심으로 막대한 폭우 피해가 발생했다. 

김인중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은 지난 22일 아주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앞으로 기후변화로 이 같은 호우와 가뭄이 전보다 자주 찾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저수지 수리시설 개보수로 치수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지하수 댐 활용을 통해서 가뭄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월 14일 취임한 후 4개월이 좀 지났다. 그동안의 소회를 말한다면.
취임 직후 집중호우 대응과 사업현장 안전점검 등 현안을 챙기는 한편, 공사의 조직과 업무를 파악하느라 쉼 없이 달려왔다. 정말 하루하루 무거운 책임감으로 직무에 임하고 있다. 공사 사장의 임기는 공직자로서 농업·농촌을 위해 일해 온 30년 가까운 세월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한다. 

-농어촌 분야에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숙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공사는 이를 위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시급한 분야는 △논 타작물 생산기반 조성을 통한 식량주권 확립 △청년 농업 인재 육성을 통한 농업·농촌 지속가능성 확보 △기후 적응 역량 강화를 통한 기후 위기 극복 등이 있다. 

국내 식량자급률은 2023년 기준 49.0%지만, 밀(2.0%)과 옥수수(4.5%)는 여전히 낮다. 논 범용화 용수 공급 체계 구축으로 타 작물에 적합한 용수 체계를 마련하고 타 작물 중심으로 배수개선사업을 확대해 논에서 벼 이외 작물 재배가 가능하도록 노력하겠다.

지난해 70세 이상 농가 경영주 비율이 50%를 넘으면서 청년 농업 인재 육성의 필요성이 커졌다. 청년 농업인에게 농지를 공급해 정착과 성장을 도울 방침이다. 또 청년이 농업·농촌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온실과 주거 공간을 임대 방식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모색하겠다.

이상기후도 심각한 문제다. 호우와 가뭄이 반복되는 가운데 안전한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농업용수를 이용하도록 기후 적응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다. 수리시설을 개보수하고 지하수 등 다양한 수자원을 확보하겠다. 

-최근 강릉 등 영동지방에 가뭄이 발생했고 스페인 등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면 기후변화에 따라 이 같은 '돌발가뭄' 현상이 빈번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뭄 피해를 줄이기 위해 농어촌공사가 하고 있는 노력은?
지하수댐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지하수 댐은 지하 대수층에 물막이를 설치하기 때문에 기상상황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 지금도 전국 5곳에서 하루 약 12만t의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앞으로 농업용수 확보가 어려운 도서, 산간, 해안 지역 39곳에 대한 지하수댐 설치를 지속 건의할 계획이다. 

지하수 함양도 활용하고 있다. 하천수나 재처리수를 지하에 주입해 지하수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시범사업을 통해 지하수 함양 시설이 설치된 경남 진주 단목지구에서는 하루 최대 8700t 규모의 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지하수 함양사업은 2038년까지 전국 21개 시설재배단지에 대해 순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안전 등급이 낮은 수준인 C등급, D등급 저수지가 너무 많다는 지적도 계속 나온다.
올해 2분기 정기 정밀안전진단 결과 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 3427곳 중 C등급(보통), D등급(불량) 저수지는 1927곳(56%)이다. 보수가 시급한 C등급, D등급 저수지가 적지 않지만, 수리시설개보수 신규지구로 선정되는 저수지는 연간 평균 50개에 불과하다.

노후시설로 인한 재난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산 확보에 국민적, 범정부적 관심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공사는 안전진단과 수리시설개보수사업 예산을 확보하고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

-초여름에는 충청도를 중심으로 호우피해가 있었다. 이 같은 호우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호우 예보 전 사전 대비 강화와 집중호우 시 피해 저감을 위한 총력 대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호우가 시작되기 전 공사는 시설물이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시설물 점검·개보수, 저수율 관리, 배수로 정비 등 사전 대비를 강화하고 있다.

이번 집중호우 직전 저수지별 적정 관리 수위를 유지하고 사전 방류를 통해 약 12억t 규모의 저류 공간을 확보했으며 안정적인 자연 배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농업용 배수로 5109㎞를 정비했다.

재난안전상황실을 중심으로 합동 비상근무체계도 운영했다. 저수지 3427곳 저류 공간을 확보하고 배수장 1051곳을 가동했다. 

-이밖에 큰 피해를 막기 위한 추가 대책은?
전례 없는 폭우로 피해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다. 이번 호우 피해 과정에서 대응의 성과와 개선점을 분석해 시설과 인력 운용에 관한 개선안을 마련했다. 시설 면에서는 배수 설비 성능 개선, 저수지 모니터링·경보체계 고도화 등 관리 효율화를 추진한다. 인력 운영에 대해서는 전 직원에 대한 주기적 재난관리 교육 확대를 통해 비상 상황 대응력을 높일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농촌공간재구조화법 이후로 농어촌공사가 체감하고 있는 변화가 있다면.
가장 큰 변화는 농촌 정책을 중장기적 관점에서 '공간'을 단위로 다룰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법 시행으로 농촌 공간 전반에 대한 중장기적인 공간계획과 투자가 가능해졌고 삶터·일터·쉼터 기능을 복원할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특색 있는 농촌공간' 조성으로 본다. 공사는 개발자로서 특색 있는 농촌공간계획 수립과 재생에너지지구 등 농촌특화지구의 지정을 지원할 계획이다. 

-앞으로 남은 기간 임기 중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남은 임기 동안 △경영 혁신 △조직문화 혁신 △업무 혁신 △소통체계 혁신의 네 가지 방향에서 혁신을 추진하고자 한다. 산업재해 없는 일터도 만들겠다. 근로자 주도의 위험성 평가를 촉진하는‘세이프 리본’을 도입한다. 재해 취약 대상을 세분화하고 2인 1조 작업 의무화, 스마트 밴드 착용, 색상 안전모 도입 등 맞춤형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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