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 이후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파키스탄,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 지도자와 다자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날 미 정치전문 매체 악시오스는 복수의 미·아랍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23일 열리는 다자 회담에서 가자지구 평화와 전후 거버넌스에 대한 미국의 원칙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악시오스는 전쟁 종식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내놓은 가장 구체적인 제안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제안에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인질 석방과 전쟁 종식 방안 외에도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 하마스가 배제된 전후 통치 구상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또 아랍·이슬람권 국가들이 가자에 군대를 파견해 이스라엘군 철수를 가능케 하고, 재건과 전환기에 필요한 재원을 지원하도록 요청할 방침이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22일 “가자지구 평화유지군 파견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이번 안은 이스라엘의 요구와는 별개로 마련된 ‘미국의 독자적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소식통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미국의 계획에 대해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향후 가자 참여 문제 등 일부 내용은 이스라엘 정부가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우리가 삼켜야 할 쓴 알약들”이라고 말했다.
이번 유엔총회를 계기로 서방의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 선언도 확산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뉴욕 유엔총회에서 열린 두 국가 해법 논의 고위급 회의를 주재하며 “이제 때가 왔다. 중동에 대한 우리나라의 역사적 약속, 그리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에 대한 약속에 충실하기에, 오늘 프랑스가 팔레스타인 국가를 승인한다고 선언한다”고 밝혔다.
각국의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 흐름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전날 캐나다, 호주, 영국, 포르투갈이 국가 승인을 선언했고, 22일 오전에는 벨기에, 룩셈부르크, 몰타 등도 합류했다. 이로써 193개 유엔 회원국 중 팔레스타인의 주권을 인정하는 국가는 150개국 이상으로 늘었고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은 국가는 미국, 독일, 이탈리아, 일본, 한국 등 5개국만 남았다.
레빗 대변인은 영국과 캐나다, 호주 등 서방국들이 잇달아 팔레스타인의 국가 지위를 인정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을 매우 명확히 밝혀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말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이 하마스에 대한 보상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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