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신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둘째 딸 김주애의 첫 외교 무대 등장을 두고 북한 차기 권력 승계 구도의 ‘선두 주자’라는 평가를 내놨다.
영국 BBC 방송은 2일(현지시간) "김정은의 중국 방문이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지만 한국 관찰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것은 그가 전용 열차에서 내릴 때 그 뒤에 단정한 옷차림으로 서 있던 소녀 김주애였다"고 전했다.
BBC는 한국 국정원을 인용해 김주애는 김 위원장의 가장 유력한 후계자라고 소개하고, 그가 북한 지도부에 의해 공식 확인된 김 위원장의 유일한 자녀라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이번 방중이 김주애가 김 위원장의 후계자라는 관측에 더 힘을 실어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을 인용해 이번 방중이 "김주애가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강력한 신호를 전세계에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양무진 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김주애가 중국 지도부에 자신을 소개하는 의식을 치른 셈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NYT는 김주애의 나이를 12세 전후로 추정하며 2022년 말부터 북한 내 공식 석상에 꾸준히 등장해 왔다고 전했다.
CNN도 김주애의 첫 외교무대 등장이 엄청난 의미를 지닌다며 김 위원장이 이번 열병식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처럼 언젠가는 김주애가 그 같은 협력을 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BBC는 북한의 강한 가부장제 속에서 여성이 지도자가 된 전례가 없다는 점을 언급하며 김주애의 등장이 편견을 불식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전했다. 또 BBC는 국정원을 인용해 김주애가 수도 평양에서 홈스쿨링을 받고 있으며 승마, 스키, 수영을 즐긴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 역시 '북한 차기 최고지도자의 선두 주자가 중국에서 국제적 데뷔를 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주애를 상세히 소개하고 방중 의미를 짚었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북한 전문가 마이클 매든 연구위원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현 시점에서 둘째 딸 김주애는 북한 차기 최고지도자의 선두 주자"라면서 그가 이번 방중으로 "북한 차세대 지도자 또는 핵심 엘리트로서의 실질적 의전 경험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주애가 북한 밖 공식 무대에 김 위원장과 동행한 것은 처음이며 김 위원장과 그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경험하지 못한 일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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