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대한민국, AI 혁신으로 미래 열어야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대한민국은 오늘날 세계 12위의 국내총생산(GDP)을 기록하고 있다. 제조업 수출액 기준으로는 세계 5위, 통신 인프라와 전자정보 기술력은 세계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30% 정도를 차지하며 글로벌 최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성과는 지난 수십 년간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에 집중해 온 대한민국의 저력이자 자부심이다. 그러나 세계는 이미 새로운 혁신의 흐름으로 이동하고 있다. 바로 인공지능(AI)이다.

AI는 제조업은 물론 금융, 물류, 교육, 국방 등 전 산업에 걸쳐 혁신을 촉발할 것이다. 한국은 제조업 중심 국가로서 AI를 도입할 경우 세계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제조 현장 자동화와 스마트 팩토리 구축, 생산 효율성 향상은 한국이 가진 강력한 ICT 인프라와 결합할 때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AI 혁신은 단순히 산업 생산성 향상에 그치지 않는다. 데이터 분석과 예측 기술을 통해 금융·의료·교통 등 사회 전반을 혁신할 수 있다. 이미 미국과 중국은 AI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들은 AI를 중심으로 신사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이 뒤처진다면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미국과 유럽은 전체 택시 산업의 84%가 우버·그랩 같은 신산업이 차지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자율주행 택시를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택시 운송업의 95%가 기존 산업에 묶여 있으며, 새로운 서비스는 제도적으로 봉쇄됐다. 외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가장 놀라는 사실은 우버나 에어비앤비 같은 서비스가 금지돼 있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폰 보급률과 통신 인프라를 갖추고 있지만 이런 인프라가 신산업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세계적인 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서 점점 소외되고 있다.

1876년 개항 이후 조선이 과학기술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통상수교 거부 정책을 고수한 결과 식민지 지배를 받은 역사가 있다. 세계적 변화의 흐름을 거부하면 대가를 치른다는 것은 분명한 교훈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과거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고 AI와 자율주행을 비롯한 혁신 기술을 과감히 수용해야 한다.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혁신은 스테이블코인이다. 미국은 기축통화 패권을 지키기 위해 '스테이블코인 지니어스법'을 만들며 제도적 기반을 다지고 있다. 한국도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삼성전자가 공급하는 전 세계 스마트폰에 원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이 기본 탑재된다면 한국은 금융·제조·ICT를 아우르는 세계적 리더가 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결제수단을 넘어 국제 금융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전략이 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AI와 결합할 때 더욱 강력한 파급력을 발휘한다. 금융 데이터 분석과 자율결제 시스템, 글로벌 거래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세계 12위 경제 대국, 5위 제조 강국, 1위 ICT 인프라를 갖춘 나라다. 그러나 지금의 성과에 안주한다면 미래는 없다. 이제는 방향을 바꿔야 한다. 혁신 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규제는 최소화하고 제도는 혁신을 뒷받침하는 도구가 돼야 한다. 

AI 도입을 강화하고 자율주행 택시를 허용하며 스테이블코인 같은 새로운 금융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만 대한민국은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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