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김건희 특검팀의 첫 소환조사를 받는 가운데, 헌정사상 처음으로 전·현직 대통령 부인이 수사기관에 피의자로 공개출석하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위치한 특검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건물 정문 앞에 설치된 포토라인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을 예정이다. 김 여사 측에서는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입회하며, 특검팀에선 부장검사급이 투입된다. 김 여사와 특검팀을 이끄는 민중기 특검의 별도 '티타임'은 없을 전망이다.
이날 특검팀은 김 여사를 상대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건진법사 청탁 의혹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방침이다. 김 여사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발생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돈을 대는 일명 '전주(錢主)'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사건으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관련자 9명이 대법원에서 전원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김 여사는 검찰의 불기소로 처벌을 피했다. 당시 법원은 김 여사 계좌 3개와 김 여사 모친 최은순씨 계좌 1개가 시세조종에 동원됐다는 내용을 판결문에 적시한 바 있다. 아울러 김 여사는 2022년 재·보궐선거와 작년 총선 등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한 혐의, 2022년 4월부터 8월까지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교단 현안을 부정하게 청탁받은 혐의도 있다.
또한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양기구(NATO·나토) 회의 참석을 위해 스페인을 방문했을 때 착용한 고가 목걸이를 재산 신고 내역에서 뺀 혐의, 윤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토론회에서 김 여사의 주가조작 개입 의혹에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조사 대상이다.
아울러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의혹, 양평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등으로 인해 앞으로 김 여사가 여러 차례 특검에 출석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현재까지 김건희 특검법상 수사 대상 의혹은 무려 16개에 달한다. 이에 변호인단은 연합뉴스를 통해 "들어가서 있는 그대로 진술할 것"이라며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전·현직 대통령 부인이 수사기관에 피의자로 공개출석하는 건 헌정사상 처음이다. 앞서 2004년 5월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순자 여사가 전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지금은 사라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으나, 소환 사실은 귀가 후인 당일 밤에 알려졌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도 2009년 4월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 조사에 응했으나, 이 역시 이튿날 소환 사실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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