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히타치제작소가 자국 내 백색가전 사업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5일 히타치가 냉장고, 세탁기 등을 제조하는 자회사 '히타치 글로벌라이프솔루션스(GLS)'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거래 규모는 수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GLS의 2024년도(2024년 4월~2025년 3월) 매출은 전년 대비 3% 줄어든 3676억엔(약 3조5000억원) 수준이었다. 히타치는 현재 복수의 기업을 대상으로 인수 의사를 타진한 상태로, 삼성전자 등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매각 추진은 히타치가 가전 부문이 자사 핵심 전략인 디지털 사회 인프라 플랫폼 '루마다(Lumada)'와의 시너지 효과가 낮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히타치는 최근 철도, 송배전 설비, 정보통신(IT) 서비스, 산업기기 등 안정적인 수익 기반 산업에 집중하는 구조 재편을 진행 중이다.
다만, 백색가전은 소비자 접점을 통한 브랜드 인지도 제고 수단으로 활용돼 온 만큼 히타치 내부에서는 사업을 유지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는 브랜드 인지도 향상 등 소비자 접점 측면에서 자체 유지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어 매각 여부에 대해선 향후 진통이 따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히타치는 앞서 2021년 해외 가전 사업을 튀르키예 대기업에 매각한 데 이어, 과거 주력 계열사였던 히타치금속도 처분한 바 있다.
일본 가전업계는 한때 글로벌 시장을 선도했지만 2010년대 이후 한국과 중국 기업들이 급부상하면서 주도권을 내줬다. 산요전기, 도시바, 샤프 등 주요 업체들은 이미 백색가전 사업을 정리했고, 파나소닉홀딩스도 사업 철수 및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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