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했어?”, “속상했니?”, “화가 났구나?” 이 단순한 질문 하나로 아이들과의 관계가 달라졌다. 권수영 작가는 공감을 “가르치는 기술”이 아닌, “함께 머물러 주는 태도”라고 말한다. 답을 주기보다, 먼저 듣고, 같이 느끼고, 그 자리에 있어주는 것. 그것이 아이들을 회복하게 하고, 스스로 답을 찾게 한다는 걸 수많은 교실 속 순간에서 확인해왔다고 말한다.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권수영 작가 [사진= 김호이 기자]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공감’의 정의는 무엇인가
- 머무르는 것이다.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 상황에 머물러 주는 것, 머물러 주면 회복은 스스로 하고 답도 스스로 찾는다.
교사로서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

인터뷰 장면 [사진= 김호이 기자]
아이들이 공감을 통해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며, 본인의 삶에서도 달라진 점이 있나
- 하니까 되는구나 생각했다. 내 이야기를 아이들과 실천해 보면서 나도 삶 속에서 먼저 듣고 내 마음의 소리를 이야기 하려고 한다. 좋다 나쁘다 평가하는 말은 사람을 아프게 하지만 마음을 이야기 하면 다치지 않고 이야기 할 수 있다.
처음 공감 언어를 시도하려는 선생님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이를 극복할 방법은 뭔가
- 시도해 보는 것이다. 일단 해본다. 그래서 불속화가 나왔다. 모든 선생님들은 아이를 공감해 주고 성장해 나가기를 기대하고 지원한다. 그러나 막상 공감을 해주려 하면 어떻게 해 주어야 할 지 막막하다. 그래서 불속화가 나왔다. 비폭력대화를 하는 방법은 내 마음을 솔직하게 말하고 공감하며 듣는 것이다.
공감 교육을 통해 한국 학교 문화에 어떤 변화를 기대하시나
- 요즘은 가르치는 일 외에 교사가 해야 할 일들이 참 많다. 소진되는 경우도 많다. 교사 스스로 잘 돌 볼 수 있는 방법들을 책에 실어 놨다. 부모님과 이야기 할 때도 우선 제일 먼저 마음을 돌보아 주어야 하는 것은 나다. 나를 돌봐 줄 수 있어야 아이들에게도 편안함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교사들이 늘 기억하고 해보시길 바란다.
️요즘 교육 현실에서 가장 안타깝다고 느끼는 부분은 무엇인가
- 존중에 대한 부분이다. 존중하고 존중받는 부분 그래서 신뢰로 이어지고 평화로 이어진다. 교사가 제대로 된 교육을 위해서는 교사로서 존중 받아야 한다. 교권이 바로 서야 아이들에게 사랑도 줄 수 있고 사랑도 가르칠 수 있다.
불속화 외에 교실에서 자주 사용하는 또 다른 공감 매직워드가 있다면 알려달라
- 덕분에, 얼마나,불편해서 그래 멈춰줄래, 네 안전이 중요해, 질서가 필요해서 그래 조용히 해줄래
교사들이 수업과 생활지도에서 ‘불속화’를 지속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 중꺽마다. 계속 기억하고 해 보는 것. 지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것이 필요하다. 안되는 날도 있다. 안되는 날에는 후회하는 나를 돌보고 또 시도해 보면 된다.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
교사, 부모, 예비교사들이 가장 알았으면 하는 건 뭔가
- 교육은 마음과 마음을 맞추는 일이다. 서로 연결된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으면 진정한 배움이 일어날 수 있다. 느려도 좋고 천천히 가도 좋다. 존중과 배려, 소통을 배우는 것이 어떤 지식보다 우선한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마음과 마음을 맞추는 것에 서툴러서 관계 안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많이 본다.
우리는 교육을 통해서 아이들의 보다 나은 삶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 교사이기에 이 점을 꼭 기억하고 마음을 잘 돌 보고 돌보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집필하고 싶은 교육 관련 주제나 꿈꾸는 프로젝트가 있으신가
- 가정 속에서 하는 비폭력대화, 특히 부부간의 비폭력대화에 관심이 많다. 제가 비폭력대화를 배웠을 때 이전의 말투에서 느낄 수 없었던 것들을 보고 가족들이 너무 가식적이다 오글거린다 그런 반응들이 있었다. 나의 과거를 다 알기에 오히려 걸림돌이 되기도 했었다. 부부간에도 비폭력대화를 시도하면서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었었다. 이를 바탕으로 쉽게 가정에서 적용해 볼 수 있는 비폭력대화 책을 쓰고 싶다.
마지막으로 감정 표현을 어떻게 해야될지 고민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 말씀 해달라
- 나를 잘 돌보는 일부터 나를 쉬게 해주고 내 마음이 어떤지 느낌과 욕구를 잘 찾아주는 것 내가 정한 무엇인가를 해 보면 우선 나를 신뢰할 수 있게 된다. 나를 신뢰할 수 있게 되면 다른 사람을 대하는 나도 달라지고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에서 그 느낌과 욕구를 찾을 수 있게 된다. 이래서 그랬나? 저래서 그런 말들을 했었나? 찾을 수 있게 된다.

권수영 작가와 [사진= 김호이 기자]

권수영 작가, 이은성(촬영)과 [사진= 김호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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