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라인' 대거 사의…첫 검찰 인사 앞두고 대규모 용퇴 행렬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정부 첫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앞두고 24일 전국 검찰청 고위직 사이에서 사직 인사가 잇따랐다. 윤석열 정부 시절 중용됐던 ‘특수통·기획통’ 검사장급 이상 인사들이 대거 용퇴 의사를 밝히면서, 사실상 대대적인 ‘윤석열 라인 교체’가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는 송경호 부산고검장(29기), 박세현 서울고검장(29기), 고형곤 수원고검 차장(31기), 정영학 부산지검장(29기), 전무곤 대검 기획조정부장(31기) 등 주요 간부들이 사의를 공식 표명했다.

송 고검장은 글에서 “검찰의 역할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파수꾼으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국민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며 형사사법 개편 논의 속에서 검찰이 중심을 잡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돼 이재명 대통령의 대장동·백현동 개발비리 의혹을 수사했으며, 김건희 여사 소환을 시도하다 부산고검장으로 전보됐다.

박세현 서울고검장도 “비상계엄 수사 과정에서 형사사법 시스템의 한계를 절감했다”며 “국민 신뢰를 받는 제도 설계를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12·3 비상계엄 기획’ 사건을 수사한 특별수사본부장을 맡아 윤 전 대통령을 내란 혐의로 기소했다.

고형곤 차장검사는 “‘근사록’의 ‘가난·근심은 그대를 옥처럼 완성한다’는 문구처럼, 검찰도 어려움을 딛고 국민의 인권을 지키는 기관으로 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 관련 개발비리 수사에 송 고검장과 함께 투입된 핵심 수사 실무진이었다.

정영학 부산지검장은 “검사의 일은 과분하고 힘들었다”며 “검찰이라는 조직은 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무곤 기획조정부장은 “검찰의 철학과 가치를 지키려 노력했다”며 “검찰의 힘은 평검사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인사는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있었던 ‘원포인트 인사’에 이어 정성호 법무부 장관 체제하에서 단행되는 첫 고위급 정기 인사다. 법무부는 오는 25일 검사장급 이상 인사를 발표하고, 시행일은 29일로 예정하고 있다.

법무부는 이달 중순부터 고검장·지검장을 포함한 고위 간부들에게 인사 대상임을 개별 통보하고 사의 여부를 확인해 왔다. 사실상 ‘용퇴 권유’ 형식으로, 인사 대상에는 윤석열 정부 당시 주요 요직을 맡았던 간부들이 대거 포함됐다.

신자용 법무연수원장(28기), 신봉수 대구고검장(29기), 권순정 수원고검장(29기), 황병주 대전고검장(29기), 박기동 대구지검장(30기), 정유미 창원지검장(30기), 김유철 수원지검장(29기),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29기) 등도 거취를 정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가 단순한 세대교체를 넘어, 윤석열 정부 인사로 형성된 ‘검찰 주류 교체’라는 정치적 상징성을 가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참모들이 줄줄이 물러나는 가운데, 향후 검찰 내 권력 지형도 큰 폭의 재편이 예상된다.

법무부는 이들을 대체할 검사장 후보군으로 사법연수원 31~33기 검사 30여명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진 대상에는 여성 검사장 후보도 4명가량 포함됐다. 김향연 부산지검 1차장(32기), 구태연 울산지검 차장(32기), 신혜진 서울중앙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2단 부장(33기), 김현아 법무부 형사사법공통시스템운영단장(33기) 등이 거론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