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투자자 재테크 전략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한동안 우위를 점했던 안전자산 선호 흐름이 누그러지면서 그 자리를 증시와 코인 등 '고위험 고수익' 자산이 빠르게 메우는 모습이다. 최근 증시와 가상자산 시장이 강세를 보이자 차익 실현과 함께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18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달러예금 잔액은 총 604억3682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622억6208만 달러) 대비 2.9% 감소했다. 달러예금 잔액은 이달 4일 650억5172만 달러까지 늘었다가 8영업일 만인 16일 595억4940만 달러로 8.5% 급감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는 환(換)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이 원·달러 환율 상승과 함께 차익 실현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말 1350.0원으로 단기 저점을 찍은 뒤 이날 주간 거래 기준 1387.8원에 마감했다. 조만간 환율이 달러당 1400원을 넘게 되면 달러예금 잔액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금 시세가 횡보를 이어가며 그동안 금을 사모으던 투자자 관심도 시들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KRX) 정보데이터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21일까지 KRX 금시장에서 159억원 상당의 금을 순매도했다. 21일에는 하루에만 111억원어치를 순매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KRX 금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작년 3월 이후 15개월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왔는데 이달 매도 우위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졌다.
시중에 풀린 돈은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비트코인, 주식 등으로 향하고 있다. 이날 코인게코 기준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하루 거래대금은 12조7957억원을 기록했다. 3월 이후 거래액이 5조원을 밑돌았는데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스테이블코인 규제안인 '지니어스법' 통과 전후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인 12만 달러를 돌파했고 글로벌 가상자산 시총은 4조 달러를 넘어서며 높은 상승률을 보인 영향이다. 그간 비트코인이 독주하는 장이 이어졌는데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이더리움과 리플, 솔라나 같은 알트코인을 더 선호한다는 점에서 자금이 추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 지수가 46개월 만에 3200선을 회복하는 등 '불장'이 이어지자 주식시장에도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작년 말 54조2427억원에서 이달 18일 기준 65조3644억원으로 반년 만에 20.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시장 참여자들이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인 신용공여 잔액은 15조8170억원에서 21조7479억원으로 37.5%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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