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크립토 위크' 시작…암호화폐 관련법 논의 본격화

  • 미 하원, 14~18일 크립토 위크로 공식 지정

  • 지니어스 법안·클레러티 법안 등 표결 예정

비트코인 사진EPA연합뉴스
[사진=EPA·연합뉴스]

미국 하원이 14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되는 한 주를 ‘가상자산 주간’(크립토 위크)로 공식 지정했다. 디지털 자산 업계의 오랜 요구였던 규제 체계 마련을 위해 미 하원은 암호화폐 관련 법안들을 본격 논의할 예정이다.
 
12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하원은 14~18일을 크립토 위크로 지정하고 가상자산 법안을 집중 논의한다. 앞서 프렌치 힐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위원장(공화·아칸소)은 10일 보도자료를 내고 “다음 주가 미 하원에서 크립토 위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의회 역사상 특정 주간을 가상자산 전용으로 설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기간 미 하원은 일명 ‘가상화폐 3법’인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 클레러티 법안(CLARITY Act), 중앙은행 가상자산 감시 중단 법안(CBDC Anti-Surveillance State Act)을 표결한다.
 
상원에서 통과된 지니어스 법안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제시한다. 기존 화폐에 가치가 연동된 가상자산인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감독권에 대한 이견 등이 좁혀질 경우 통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지니어스 법안을 8월 의회 휴회 전 통과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 구조 관련 법안인 클레러티 법안은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관할권을 구체화하고, 대다수 암호화폐거래소에 CFTC 등록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중앙은행 가상자산 감시 중단법안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금지하는 내용이 골자다.
 
암호화폐거래소 비트파이넥스의 파생상품 부문 책임자인 재그 쿠너는 “비록 최종 통과가 지연되더라도, 의회 차원의 입법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긍정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법안 통과 시 트럼프 행정부의 친(親)암호화폐 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가상화폐 시장에 낙관론을 키우고 있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낸센의 연구원인 니콜라이 손더가르드는 암호화폐 시장 전반은 “비트코인의 급등세에 힘입어 동반 랠리를 이어가고 있으며, 관련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의 강력하고 지속적인 자금 유입이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11개 비트코인 ETF는 최근 2주일간 38억7600만 달러(약 5조3469억원)가 유입됐다. 9개 이더리움 ETF로도 같은 기간 8억6550만 달러(약 1조1939억원)가 순유입됐다.
 
한편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의 가파른 상승세에 경계심을 나타냈다. 암호화폐가 점차 전통 금융시스템에 통합되면서 과도한 기대가 실제보다 앞서 나가고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시티은행의 글로벌 거시·자산 배분·신흥시장 전략 책임자인 디르크 윌러는 “규제 환경이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지만, 이제 시장의 관심은 비트코인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로 옮겨가고 있다”며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이라고 부르는 시각도 있지만, 아직 그런 표현을 쓰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주식·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이토로의 애널리스트 사이먼 피터스는 “지금 이 시점에서 비트코인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갖지 않기는 어렵지만, 단기적인 가격 조정이나 하락 위험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