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 여파로 미국의 중국산 의류 수입이 2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 5월 미국의 중국산 의류 수입액은 5억5600만 달러(약 7600억원)로, 2003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월간 수입액을 기록했다.
미국 소매업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부과를 예상하고 올해 초부터 재고 확보에 나섰다. 실제로 지난 1월 중국산 의류 수입액은 16억9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5% 증가했다. 하지만 이후 2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셩 루 미국 델라웨어대 패션·의류학 교수는 “지난 5월 중국산 의류의 미국 수입 급감은 결코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다”라며 “최근 미·중 무역 합의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요 패션 기업들은 여전히 중국 의존도를 줄이거나 아예 철수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중국산 의류에 최대 145%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가, 지난 5월 12일 중국과의 합의로 90일간 관세를 30%로 낮추고 유예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소매업계는 중국 대신 베트남, 방글라데시, 인도 등으로 구매처를 다변화하고 있다.
로이터는 중국이 수년간 미국 최대 의류 수출국이었지만,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하면서 미국 의류 시장 내 중국 점유율이 하락했다고 짚다.
반면 멕시코가 수혜국으로 떠올랐다. 미국은 5월 멕시코에서 2억5900만 달러어치 의류를 수입했는데, 이는 1년 전보다 12% 늘어난 수치다.
글로벌 공급망 컨설팅 업체인 QIMA는 “앞으로 몇 달 동안 미국 공급망이 새로운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의 관세 유예 조치가 곧 만료되고, 연말 쇼핑 시즌 물량 조달이 본격화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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