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소비자정책포럼] "K유통 '삼중고…지금이 혁신 나설 적기"

  • 올리브영 등 위치 전략 탁월 평가

  • 고객 접근성이 높아야 매출 발생

  • 종합몰보다 전문몰 성장 하는 중

  • 특정분야 집중 이커머스 살아남아

  • 기술 융합 등 근본적 변화 고민을

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5 제16회 소비자정책포럼에서 패널들이 저성장기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유통혁신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종합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조철휘 아주대학교 대학원 겸임교수 박경도 한국유통학회 회장 추동우 한국온라인유통연구소 전문위원 전인규 법무법인 정솔 파트너 변호사 2025070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5 제16회 소비자정책포럼'에서 패널들이 '저성장기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유통혁신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종합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철휘 아주대 대학원 겸임교수, 박경도 한국유통학회 회장, 추동우 한국온라인유통연구소 전문위원, 전인규 법무법인 정솔 파트너 변호사.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전문가들은 K-유통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부상과 오프라인 매장 부진, 경기 둔화 등 삼중고에 빠진 지금이 혁신에 나서야 할 시기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박경도 한국유통학회 회장을 좌장으로 조철휘 아주대 대학원 겸임교수와 추동우 세종사이버대 교수, 전인규 법무법인 정솔 파트너 변호사는 3일 아주경제신문이 주최한 '제16회 소비자정책포럼' 토론회에서 저성장기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는 유통 혁신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저성장기 속 유통업계가 어렵다는 점에 공감하면서 이런 때일수록 혁신이 필요한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조철휘 교수는 “고객이 선택한 것이 이미 답을 주고 있다”며 현재 시장 구도가 이미 달라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 교수는 "쿠팡이 지난해 41조2901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비해 이마트는 29조원, 롯데쇼핑은 14조원대에 머무르고 있다"며 기존 유통 공룡들은 정체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가장 주목해야 할 유통 플레이어로 올리브영과 다이소를 꼽았다. 그러면서 두 기업의 공통점으로 위치 전략을 강조했다. 조 교수는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고객과의 접점이 좋은 곳에서 매출이 발생한다"며 "고객이 자주 찾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있어야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유통 혁신 핵심 키워드로는 '온오프라인 융합'을 제시했다. 조 교수는 "우리가 잠자는 시간까지 포함해 24시간을 쓰는 구조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즉 하루 소비 흐름 전체를 고려한 전략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는 "쿠팡이 코로나19 기간 집앞 배송·새벽 배송·당일 배송 등 다양한 속도전 전략을 통해 ‘두 번 회전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그렇다 보니 이런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도 감지된다. 예를 들어 네이버를 중심으로 한 연합세력이 속도 경쟁에 나선 가운데 CJ대한통운은 주 7일 배송 서비스인 '매일 오네'를 도입했고, 한진과 롯데글로벌로지스도 주 7일 배송 체계를 도입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특히 온오프라인 융합을 넘어 글로벌 전략 중요성도 언급했다. 조 교수는 "베트남과 인도는 더 이상 단순한 생산거점이 아니다. 이들 국가는 이미 소비 시장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젊은 층 비중이 높은 베트남은 특히 주목할 만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즉 고령화가 진행 중인 국내와 달리, 글로벌 시장에서는 MZ세대 공략이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는 뜻이다.

추동우 교수는 저성장기에 유통업계가 생존하기 위한 실질적인 전략으로 '가성비'와 '전문몰'을 꼽았다. 추 교수는 "일본 유니클로는 유통과 제조 협업을 기반으로 일찌감치 가성비에 초점을 맞춰 성장해 왔다"며 "국내 유통업체도 중국·동남아와의 협업을 통해 제품 혁신을 도모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종합몰보다 '전문몰'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고도 했다. 고객 수요가 세분화되면서 특정 카테고리에 집중한 특화몰이 더 강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추 위원은 "종합몰은 수요 파편화를 따라가기 어렵다"며 "특정 분야에 집중한 이커머스가 오히려 살아남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 교수는 유통업체들이 현재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유통업체 대표들 중에는 자사 이커머스도 부진하고 오프라인 매장은 망하기 직전이라며 도움을 요청하는 이들이 많다"며 "이럴 때는 오프라인에 집중하든, 오프라인 자원을 활용해 이커머스를 혁신하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전략의 출발점은 결국 고객 중심 사고"라고 강조했다.

전인규 변호사는 소비자 신뢰 확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전 변호사는 "고성장기에는 어떻게든 팔면 됐지만 지금은 그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며 "유통업체가 책임지는 자세로 소비자와의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뤄지는 뒷광고나 과장광고 같은 기만적 행위는 신뢰를 깨뜨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비자와 약속을 지키는 기업만이 평생 고객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유통업계의 생존 전략이 고객 이해와 기술 융합, 책임 있는 커뮤니케이션에 기반한 새로운 방향이라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면서 패러다임 전환이야말로 저성장기를 넘는 유일한 길이라며, 유통업계가 지금보다 더 근본적인 혁신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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