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4일 제주도에서 열린 '2025 드림 라이드 in 제주'를 통해 벤츠의 'AMG SL 43'을 시승해 봤다. 제주시 엠버 퓨어힐 호텔&리조트에서 해안도로와 한라산 중산간을 가로지르는 도로 등을 거쳐 다시 돌아오는 코스로 총 124km를 달렸다. 해안도로와 산간도로, 일반 도로 등 주행로도 다양했고, 주행 중 날씨도 계속해서 바뀌어 다양한 주행 환경을 경험할 수 있었다.
SL 43은 벤츠의 컨버터블(오픈카) 모델인 AMG SL 라인업 중에서는 엔트리(보급형) 트림에 속한다. 그럼에도 고급형 트림과 비교해 손색이 없는 주행 경험을 자랑했다. 스포츠카답게 주행 중 느껴지는 힘은 폭발적이었으며, 스포츠카 특유의 웅장한 배기음은 폭발적 느낌을 더욱 배가했다. 특히 스포츠 모드를 켠 채 일정 속도 이상으로 달리니 마치 날아갈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SL 43의 최고 속도는 시속 278km에 달한다.

지붕을 열어젖힌 채 바람을 한껏 맞아가며 고속 주행을 했음에도 승차감이 불편하다거나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느낌은 없었다. 코너링은 빠르면서도 안정적이었고, 차체가 낮아 무게중심 역시 낮았던 덕분인지 편안한 주행이 전반적으로 가능했다. '스포츠 서스펜션'을 탑재해 고속 주행에도 안정적인 코너링과 높은 반응성을 지원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컨버터블카로서의 성능은 탁월했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시속 60km 이하라면 주행 중에도 그때그때 지붕을 여닫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완전 개폐까지 걸리는 시간도 15초에 불과해 주행 환경에 따라 자유롭게 지붕을 열고 닫는 것이 가능하다. 실제 주행 초반에는 적당히 구름이 끼어 지붕을 연 채 바람을 느끼며 달리다가, 중반 이후 태양이 비치면서 햇살이 강해지자 바로 지붕을 덮은 채 달릴 수 있어 편리했다. 회사 측은 헤드레스트 하단에서 따뜻한 바람을 보내는 '에어 스카프' 기술을 통해 겨울철에도 오픈톱 주행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컨버터블카의 특성상 주로 지붕을 열고 달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SL 43은 평상시에 타고 다니는 '데일리 카'라기보다는 휴가 등을 즐길 때 가끔 탈 수 있는 '세컨드 카'로서의 역할에 더욱 부합해 보였다. 다만 상황에 따라 신속하게 지붕을 여닫을 수 있기 때문에 고객의 취향에 따라 일상 주행에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가격은 개별소비세 인하 기준 1억556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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