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견 건설사들이 모아타운 등 소규모 정비사업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에 비해 자본력과 브랜드 인지도에서 밀려 대규모 정비사업지에서는 다소 고전하고 있으나 소규모 정비시장으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26일 서울시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 모아타운(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 대상지는 25개 자치구, 총 110개소에 달한다.
모아타운은 10만㎡ 이내 저층 주거지를 단일 단지로 묶어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기존 소규모 정비사업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건물 배치와 도로 정비, 공동 주차장·녹지 조성 등 도시 기반시설을 함께 정비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조합 설립과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해 평균 10년 이상 걸리던 사업 기간을 5년 가까이 단축했다는 장점도 있다.
모아타운 1호 사업지인 강북구 번동 1~10구역(2060가구) 시공사로 선정된 코오롱글로벌은 ‘하늘채 타운’ 조성을 통해 브랜드 등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오롱글로벌은 번동 외에 강동구 천호공 모아타운 2개 구역(385가구), 중랑구 면목동 모아타운 3개 구역(702가구)에서도 시공권을 확보했다.
우미건설은 지난 16일 서울 중랑구 상봉역5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사로 선정되며 서울 정비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상봉역5구역은 상봉동 215-6 일원에 위치한 8112.9㎡ 면적의 가로주택정비사업 구역이다. 지하 3층~지상 15층에 총 223가구 규모다. 우미건설은 "모아주택으로 확장되면 지하 3층~지상 29층 324가구로 건설될 계획"이라며 "수주 금액은 787억원 규모며 모아주택으로 확장되면 1058억원으로 늘어난다"고 전했다.
동부건설은 최근 총 공사비 2100억원 규모인 서울 구로구 고척동 모아타운 4·5·6구역을 수주했고, 쌍용건설도 금천구 시흥5동 모아타운 8개 구역 중 1·3구역을 확보했다. 나머지 구역 입찰에도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23일 서울 광진구 자양1-4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 수주에 성공한 호반건설은 향후 자양1-4구역을 중심으로 모아타운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모아타운으로 확대되면 용도지역 상향과 커뮤니티, 조경, 지하 주차공간 특화 및 동향 배치 개선이 가능해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만들 수 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모아타운은 비교적 사업 규모가 작기 때문에 추진하기 쉽고 실적 확보와 브랜드 홍보를 동시에 노릴 수 있는 틈새시장"이라며 "대형 건설사는 재개발 수주와 홍보 등에 비용이 많이 투입되기 때문에 모아타운에 팀을 배정하기보다 대규모 정비사업에 집중하는 게 수익성에 맞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모아타운 사업이 실제 착공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모아타운 사업이 2021년 시작한 이후 최근까지 수주가 이어지고 있고 주민 이주 등 절차가 필요한 것"이라며 "제도상 문제라기보다 절차상 착공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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