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이후, 이란이 중동 내 미군 기지를 겨냥한 보복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되며 지역 정세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란 정예군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2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역내 미군기지의 수와 분포는 강점이 아닌 치명적 약점”이라며 “미국의 침략에 대응해 자위권을 선택했으며, 침략자들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직접적인 미국 본토 공격보다는 중동 지역 내 미군 기지를 우선적인 보복 대상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2020년 1월 3일 미국이 당시 군부실세였던 카셈 솔레이마니 IRGC 쿠드스군 사령관을 드론으로 제거한 후 이란은 이라크 내 미군 기지 2곳에 10여 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보복한 바 있다.
또 NYT는 이란 당국자를 인용해 “이라크 내 미군 기지가 첫 번째 목표가 될 것”이라며 미사일 공격을 직접 감행하거나 친이란 민병대가 발사하는 로켓이나 드론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DC의 싱크탱크 미국외교협회(CFR)에 따르면 현재 중동 지역에 주둔 중인 미군 병력은 약 4만명에 이르며 이 중 상당수는 군함에 근무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바레인, 이집트, 이스라엘, 요르단, 쿠웨이트, 카타르 등 최소 19곳에서 군사시설을 운용 중이며 이 중 8곳은 영구 기지다.
이 와중에 미 국무부는 '전 세계적' 범위의 보안 경보를 발령하며 해외에 있는 자국민들에 신변 안전에 주의할 것을 지시했고, 중동 전역에서 자국민의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또한 미 국토안보부는 미국 내 테러 가능성 및 사이버 인프라에 대한 위협도 경고했다. 국토안보부는 "현재 진행 중인 이란과의 분쟁은 미국 내 위협 수준을 높이고 있다"며 “친이란 해커들이 미국 네트워크를 겨냥한 낮은 수준의 사이버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고, 이란 정부와 연계된 사이버 공격자들이 미국 네트워크를 공격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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