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충돌에 무너지는 비트코인…한때 10만달러 선 아래로 떨어져

  • 호르무즈 해협 봉쇄 소식에 불안도↑

  • 낙폭 하루만에 회복…수요 회복 가능

오픈AI 달리DALL-E를 이용해 만든 이미지 자료DALL-E
오픈AI '달리(DALL-E)'를 이용해 만든 이미지. [자료=DALL-E]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라는 지정학적 악재에 직격탄을 맞으며, 새벽 한때 10만 달러 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갈등이 장기화되더라도 비트코인의 낙폭이 추가로 크게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23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새벽 5시 2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9만8467달러까지 하락했다. 이는 지난달 8일 이후 약 한 달 반 만에 10만달러 선이 무너진 것으로, 지난달 22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 11만9900달러와 비교하면 17.8% 이상 떨어진 수치다. 비트코인은 전날 오후 11시 35분쯤 10만달러 아래로 내려간 뒤 낙폭을 키웠다가, 이날 오전 7시 20분쯤 다시 10만달러 선을 회복했다.

비트코인이 급락한 원인은 미국이 21일(현지시간) B-2 스텔스 폭격기와 벙커버스터를 동원해 이란의 핵심 핵시설 세 곳을 공습한 데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대국민 연설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을 통해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직접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진 직후 비트코인 가격은 10만2000~10만3000달러 선에서 소폭 하락세를 보였으나, 이란의 보복 가능성과 미국의 추가 공격 우려가 커지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특히 이란 의회가 이란이 미국의 핵시설 공격에 대한 보복 조치로 중동 에너지 수송의 핵심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했다는 소식이 시장 불안을 키웠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25%, 액화천연가스(LNG) 소비량의 약 20%가 지나는 전략적 요충지다. 실제 봉쇄가 이뤄질 경우 국제 유가 급등과 함께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68조원이 증발하기도 했다.

이에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가상자산 시장에 변동성이 확대되며 비트코인 가격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으로 불리며 위기 시 안전자산으로 주목받아왔으나, 단기적 군사 충돌이나 불확실성이 커질 때에는 오히려 위험자산처럼 매도세가 강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최윤영 코빗리서치센터장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 투자자들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산을 현금화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이로 인해 유동성, 접근성이 높은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이 심해진 것"이라며 "만약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금융 제재나 통화 불안정성이 발생한다면, 오히려 비트코인 수요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이 하루 만에 낙폭을 대부분 회복한 데다, 최근 비트코인을 기업 자산으로 편입하려는 시도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전망도 제기된다. 정민교 프레스토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이번 하락의 주요 원인이 이란·이스라엘 전쟁인 만큼, 전쟁 상황이 진정된다면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상장사 메타플래닛(Metaplanet)이 최근 비트코인 1111개를 추가 매수한 것처럼, 기업들이 자산으로 비트코인을 편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향후 가격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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