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숙취해소 실증 제도' 계도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다음 달부터 숙취해소제 시장이 본격적인 재편 국면에 들어설 전망이다. 규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업계는 제품 전략을 다각화하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월부터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효과가 검증된 제품에만 '숙취 해소' 문구 사용을 허용하는 실증 제도를 시행 중이다. 효과를 입증하지 못한 제품은 문구 사용이 금지되며, 위반 시 영업정지 등의 처분을 받게 된다.
식약처는 제도 안착을 위해 6월 말까지를 계도기간으로 정하고 단속을 유예했다. 최근엔 숙취해소 문구를 광고한 46개사 89개 제품 실증자료를 검토해 39개사 80개 품목의 효과 입증도 확인했다. 숙취해소 효과를 인정받은 제품은 HK이노엔 '컨디션 헛개'와 롯데칠성음료 '깨수깡', 동아제약 '모닝케어 프레스온 G' 등이다. 반면 그래미의 '여명808' 등 일부 제품은 자료의 객관성과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보완 요청을 받았다. 식약처는 오는 10월 말까지 보완이 이뤄지지 않으면 해당 제품의 숙취해소 문구 사용을 제한할 계획이다.
제도 시행과 실증 결과가 공개되면서 업계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인증을 마친 제품들이 시장에 안착하는 가운데, 신제품 출시와 유통 전략 강화 등 변화에 발맞춘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hy는 최근 숙취해소제 '쿠퍼스 깨곰'을 선보였다. 자체 개발한 성분 '아이스플랜트복합농축액'을 함유하고,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기능성을 입증했다. 엘에스바이오의 '화깨수'는 유튜브 채널과 체험형 콘텐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증·팔로우 이벤트 등으로 MZ세대 관심을 끌고 있다. 홀썸브랜드 '알디콤'은 음악 축제인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25' 현장에서 브랜드 부스를 운영하며 젊은 소비층을 공략했다.
기존 강자인 삼양의 '상쾌환'은 해외 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열린 '서울푸드 2025'에 참가해 글로벌 바이어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으며, 다양한 제형과 편의성을 앞세워 수출 기반을 확대 중이다.
숙취해소제 시장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닐슨아이큐코리아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시장 규모는 약 3500억원으로 전년보다 10%가량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임상시험은 시간과 자본이 많이 드는 절차인 만큼 결국 시장은 대기업과 제약사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며 "소재 개발부터 인체적용시험, 유통 전략까지 종합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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