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당국자들에 통신기기 금지령…주민들엔 왓츠앱 삭제 촉구

휴대전화·스마트워치·노트북 등 모든 통신망 연결 기기 포함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란 간 공중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란 테헤란에서 불길이 치솟으며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엿새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 당국이 고위급 인사들에게 휴대전화 등 통신기기 사용을 전면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이란 국영 파르스통신을 인용해 이란 사이버안보 당국이 이스라엘과의 ‘대규모 사이버전’에 돌입했다는 판단 아래 이 같은 조치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금지 대상에는 휴대전화, 스마트워치, 노트북 등 모든 통신망 연결 기기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일반 국민의 해외 접속도 차단하고 있다. 유선전화는 국제전화 수신·발신이 모두 막힌 상태이며, 인터넷도 해외 웹사이트 접속은 차단된 반면 국내 웹사이트는 정상 작동 중이다. 현지 언론은 이란이 자국 내 정보 통제를 위해 설계한 독자적 폐쇄망 ‘할랄넷(Halal Net)’을 가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런 조치가 이스라엘이 이란 내 전자기기에서 추출한 디지털 신호를 공습 표적 식별에 활용했을 가능성에 대한 이란 당국의 의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란 국영 TV는 이스라엘로 불법수집된 정보가 넘어갈 수 있다며 자국민에게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을 휴대전화에서 삭제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은 이란 수도 테헤란을 포함한 주요 군사 시설에 대한 기습 공습을 감행했다. 이 공격으로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총참모장과 호세인 살라미 IRGC 총사령관 등 군부 수뇌부 다수가 제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핵 프로젝트에 관여했던 과학자 및 기술자들 역시 다수가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사이버 공간에서도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이 격화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 측은 이스라엘 민간인을 상대로 ‘방공호 테러’ 경고 등 허위 문자 메시지를 유포하며 사회 불안을 조장하는 사이버 심리전을 펼치고 있다.
 
친이스라엘 성향의 해커 조직 ‘곤제슈케 다란데’도 이날 오전 이란 국영 세파흐은행을 해킹해 “모든 데이터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이 같은 주장의 진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