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해 1박 3일간 숨 가쁜 다자 외교를 펼쳤다. 이 대통령 첫 정상외교는 취임 12일 만이며 이례적으로 빠른 시간 이뤄졌다.
앞서 대통령실은 이번 정상외교 목표에 대해 주요국 정상과 대면을 통한 조기 신뢰 관계 구축, 통상 무역 등 현안에 대한 논의 진전, G7 플러스 국가로서 국가 위상 공고화 등을 꼽았다.
외교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정상외교를 준비하는 기간이 짧았음에도 G7 정상회의 전후로 주요국 정상들과 연쇄 회동을 통해 외교 목표를 상당 부분 달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양자회담을 통해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에게 요하네스버그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에게 벨렝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 초청받으며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대한민국 위상을 강화하기도 했다. 또 이 대통령은 취임 14일 만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첫 한·일 정상회담에 나서 이 대통령이 강조했던 ‘실용외교’를 실현했다.
이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와 양자회담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일본과 한국의 관계를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도 한다”며 “작은 차이들이 또 의견 차이들이 있지만 그런 차이를 넘어 한국과 일본이 여러 면에서 서로 협력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또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아 한·미·일 3국 협력을 강화하고 비상계엄으로 멈췄던 셔틀외교 재개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는 등 양국이 미래지향적 관계로 나아갈 토대를 마련했다.
김혜경 여사도 퍼스트레이디로서 외교무대에 등장해 이 대통령 정상외교 데뷔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김 여사는 캐나다 주최 G7 환영 리셉션과 만찬에서 한복을 입고 등장해 주요국 정상들의 이목을 사로잡으며 연성 외교를 펼쳤다. 또 캐나다 서부 동포들과 간담회는 물론 장애인예술센터를 방문해 캐나다의 장애인 문화예술 활동 지원 현황을 살펴보는 등 첫 단독 일정을 완벽히 소화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정세 악화를 이유로 G7 일정을 단축하고 조기 귀국함에 따라 이번 순방의 최대 현안으로 꼽혔던 ‘관세 협상’에는 성과를 얻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외교가에서는 한·미 정상회담 무산은 불가항력적 변수로 이 대통령의 외교력과는 무관한 일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이 대통령의 G7 순방에 대해 “짧은 시간에 (G7에서) 주요국 정상들과 양자회담을 하며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며 “(이를 통해) 목표했던 주요국 정상과 조기 신뢰 관계를 형성했다. 첫 외교무대이고 준비기간이 짧았음에도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미국과 통상문제를 논의하지 못한 것에 대해 민 교수는 “한·미 정상회담 불발이 아쉬움은 있지만 이것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외교력을 평가하는 데 포함하기는 어렵다”며 이 대통령이 첫 외교무대에서 ‘실용외교’를 충분히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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