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스틸 품는 일본제철, 美-印-日 잇는 '철의 삼각 지대' 구축 나선다

  • 트럼프,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사실상 승인

  • 향후 황금주가 일본제철의 독자적인 경영에 불이익 미칠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웨스트 미플린에 위치한 US 스틸 공장을 방문해 연설했다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웨스트 미플린에 위치한 US 스틸 공장을 방문해 연설했다.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사실상 승인한 가운데 세계 철강 산업에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일본제철은 US스틸 인수를 기반으로 미국-인도-일본을 잇는 '철의 삼각 지대'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국가안보협정 체결 등 일정 조건 충족 시 일본제철에 US스틸 인수를 허용할 수 있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인수 불허 내용을 뒤집었다. 

국가안보협정에 담긴 세부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고용 유지 및 US스틸 본사를 해외로 이전하지 않는 조건 등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본제철은 이사 선임·해임 권한뿐만 아니라 주주 의사결정에도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특별주식인 ‘황금주’를 미국에 부여하기로 했다. 미국은 이를 통해 전략 산업인 철강에 대한 통제력을 일부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일본제철은 이 같은 결정을 반기며 향후 3년간 110억 달러(약 15조원)를 철강 시설 등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US스틸 주식 전량 매수 비용인 141억 달러에 맞먹는 금액이다. US스틸과 일본제철은 공동 성명을 통해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행정부의 과감한 리더십, 우리의 역사적인 파트너십에 대한 강한 지지에 감사한다”면서 “이 파트너십은 우리 공동체와 미래 세대를 위한 막대한 투자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일본제철은 앞으로 고품질 철강 수요가 높은 일본, 인도, 미국을 축으로 한 ‘철의 삼각 지대’ 구축에 나설 전망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전했다. 일본제철은 인도 서부 지역에 제철소 건설을 진행하는 데 이어 남부 지역에도 연 700만 톤 규모의 종합 제철소 부지를 확보한 상태다.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배경에는 미래 성장에 대한 위기감이 깔려 있다. 중국의 공급과잉, 보호무역주의 확산, 트럼프의 철강 관세 부활 등으로 내수는 정체돼 있으며 글로벌 확장이 사실상 유일한 해법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이번 인수는 부담도 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우선 일본제철이 약속대로 인수비용 외에 11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면 재무 건전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또한 황금주와 같은 미국 측 통제 장치는 향후 일본제철의 독자적인 경영에 불이익을 미칠 수 있다고 일본 언론들은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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