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요 기업들이 글로벌 빅테크와의 인공지능(AI) 경쟁력 격차 완화를 위해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에 매진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AI 산업 중점 지원 기조와 맞물려 시너지 창출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AI 기반 업무 전환을 체계화하기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TV·가전·스마트폰 등 완제품 사업을 맡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경영혁신센터 산하로 신설된 'AI 생산성 혁신 그룹'은 AI 인프라 구축과 우수 사례 확산 등을 주도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DX 부문 내 각 사업부에는 'AI 생산성 혁신 사무국'을 설치해 업무 특성에 맞는 AI 활용 전략 수립·적용을 담당하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DX 부문 임직원을 대상으로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클라인(Cline)' 베타 서비스도 시작했다. 업무 효율 향상과 보안 강화를 위해 코딩 등 업무 때 클라인 사용을 권장하는 동시에 사내에서는 업무 용도로 챗GPT 등 외부 AI 프로그램 사용을 금지했다.
아울러 삼성반도체혁신센터(SSIC) 산하 벤처투자 전문펀드 삼성카탈리스트펀드(SCF) 등 전담 조직을 통해 AI 스타트업 투자와 기술 기반의 핵심 M&A를 전문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SK그룹은 SK텔레콤 주도로 AI 안전·연구 기업 앤트로픽(Anthropic), AI 검색 스타트업 퍼플렉시티(Perplexity), 투게더 AI(Together AI) 등에 전폭적인 투자를 전개 중이다.
SK텔레콤은 자사 AI 모델 'A.X (에이닷엑스)'는 물론 다양한 생성형 AI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AI 원' 포털을 구축해 운영 중인데 그룹 차원에서 다른 계열사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13~14일 열리는 SK그룹 '2025 경영전략회의'에서도 AI를 3대 핵심 의제로 다룰 예정이라 향후 육성 전략 등이 베일을 벗을지 관심이다.
LG그룹은 LG전자 중심으로 자체 생성형 AI '엑사원(EXAONE)'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엑사원 3.0, 3.5, 딥 등 버전 업데이트를 진행 중이며 AI 센터를 설립하고 캐나다 인공지능 연구 기업 '코히어(Cohere)'와 협업하며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LG전자는 마케팅·고객 상담 자동화·코드 보조 등에 엑사원 기반 GPT를 사용 중이다. 또 최근 LG AI연구원, LG CNS와 공동으로 사내 업무에 엑사원을 적용하는 협업을 시작했다. LG유플러스는 엑사원을 활용한 'AI 상담 어드바이저'를 개발 중이다. 보안 유의 사항 준수를 전제로 챗GPT의 업무 용도 사용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지만 경영 실적과 연구 정보 등은 업로드할 수 없다.
이밖에 현대차그룹은 계열사 현대오토에버를 통해 '에이치 챗(H Chat)'을 개발해 운용하고 있으며 한화그룹도 독자 AI 모델 '에이다(AIDA)'를 확보한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요 그룹들이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를 코딩 등 업무에 활용하면서 프로그램 자체의 성능 향상은 물론 업무 효율, 보안 등 구조적 전환도 꾀하고 있다"며 "단순한 신기술 개발이 아닌 AI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전초 단계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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