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기업 기상도는 어떻게 달라지고 있을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카카오와 한화의 상반된 주가 흐름에 주목한다. 전 정부에서 부진을 거듭했던 카카오그룹주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날개를 달았다. 반대로 윤석열 정부 시절 잘 나갔던 한화그룹주는 힘을 잃는 모습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이날까지 카카오 주가는 4만3150원에서 5만원으로 15.8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페이(50.46%), 카카오뱅크(17.88%), 카카오게임즈(1.98%) 등 주요 계열사들도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10일에는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돼 카카오 계열 전반이 일시적으로 조정을 받았다.
증권가는 카카오그룹의 최근 강세를 두고 이재명 정부의 100조원 규모 AI 투자 계획과 목표주가 상향, 지역 화폐 수혜 기대감 등 복합적인 호재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정권에서 각종 악재에 휘말리며 그룹 전체가 흔들렸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에스엠 인수 과정에서 주가 조작 혐의로 구속됐는데, 이는 윤석열 정부 들어 IT 대기업 창업주가 구속된 첫 사례였다. 윤 전 대통령은 2023년 11월 카카오택시에 대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횡포가 너무 심하다"며 "정부가 반드시 제재해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반면 윤 정부에서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은 한화그룹은 새 정부 들어 기세가 꺾였다. 상법 개정 기대감이 반영된 지주사 한화와 우주항공 공약 수혜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제외한 한화시스템·한화엔진·한화오션 등 주요 계열사 주가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하락했다.
한화는 지난 정부에서 가잘 잘 나갔던 그룹 중 한 곳이다. 21년간 새 주인을 찾지 못했던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윤석열 정부 출범 4개월 만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전투기 엔진, 자주포, 장갑차 등 지상무기 중심의 방산사업을 해오던 한화는 잠수함과 군함 등 해양 전력을 더해 육해공 전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 방산기업으로 거듭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특정 기업이 정책 수혜를 받는 흐름은 시장에서 익숙한 패턴"이라며 "정책 방향에 따라 종목별 주가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정부의 정책 기조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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