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해킹·단통법 폐지' 노젓는 KT·LG유플...9년만에 최대 지원금 경쟁

  • 현금성 지원금까지 더하면 이통사 옮기면 최대 150만원 혜택

서울시 일부 대리점에 전달된 공시지원금 내용 그래픽아주경제
서울시 일부 대리점에 전달된 공시지원금 내용 [그래픽=아주경제]


KT와 LG유플러스가 2014년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시행 이후 최대 규모의 지원금을 책정하며 SK텔레콤 이탈 고객 확보에 나섰다.
 
28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갤럭시 S25 기종으로 번호이동 개통 시 대리점에 따라 최대 40만원 상당의 현금 및 상품권을 지원금 명목으로 제공한다. 기기 변경 시에도 최대 10만 원의 지원금을 지급한다. 요금제 185일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지급되는 지원금이다. 
 
KT 역시 갤럭시 S25로 번호이동 개통 시 대리점에 따라 최대 32만 원의 지원금을 제공한다. 기기 변경 시에도 LG유플러스보다 두 배 이상 높은 22만 원을 지급한다.

삼성전자몰 기준 갤럭시 S25 자급제 가격은 115만5000원이다. 번호이동 할 경우 현금성 지원금을 포함한 가입자 혜택은 약 150만 원에 달한다. 이러한 지원금 상향은 지난 주말부터 본격화했다.
 
KT와 LG유플러스가 과감한 지원금 정책을 펼치는 배경에는 SKT 이탈 고객 유치가 있다. SKT 해킹 사태 이후 약 한 달간 이탈 고객은 44만 명에 육박한다. 전체 점유율의 약 2%에 해당한다. KT와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정체된 통신 시장에서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드문 기회다.
 
오는 7월 22일 단통법 폐지를 앞두고 2~3년 약정 고객을 확보할 경우 확보한 점유율이 장기화 될 것이라는 판단도 있다. 단통법 폐지 이후 통신사 간 지원금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약정 고객을 미리 선점해 폐지 이후 고객 이탈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다.
 
휴대전화 대리점 점주는 “단통법 폐지 이후 본격적인 지원금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며 “현재 가입하는 고객은 최소 2년 약정을 유지할 수 있어, 통신사들이 마지막 기회로 보고 영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도한 출혈 경쟁에 관련 부처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갤럭시 S25의 단통법상 최대 공시지원금은 68만원이다. 여기에 유통망 추가 지원금 10만2000원을 더해도 최대 지원금은 78만 수준에 그친다.

단통법에 따르면 갤럭시 S25로 번호이동 또는 기기 변경 시 고객 부담금은 37만3000원이어야 한다. S25에 현금 40만원까지 얹어준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통법 상한의 약 두 배에 달하는 지원금을 주고 있다는 얘기다. 명백한 법 위반 행위다.
 
현행법 한도를 초과하는 지원금 제공 의혹에도 방송통신위원회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방통위 내부 관계자는 “이진숙 위원장 체제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단통법 폐지를 두 달여 앞두고 규제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신규 가입이 제한된 SK텔레콤는 KT와 LG유플러스의 공세에 간신히 방어만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일부 대리점에서 자체 보유 유심칩을 통해 신규 가입을 받고 있으며, 갤럭시 S25 기준 최대 12만 원 상당의 현금 및 상품권을 제공한다.
 
지난 27일 중구 삼화타워에서 열린 ‘SK텔레콤 해킹 사건 브리핑’에서 SK텔레콤은 갤럭시 S25와 아이폰 16 모델의 공시지원금을 상향한 이유에 대해 “경쟁사가 지원금과 장려금을 높이고 있어, 판매점 영업을 위한 최소한의 방어적 대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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