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편의점] 12년 성장 신화 꺾인 편의점

  • 점포 수 줄고·매출 마이너스

  • 경기침체·고정비용 확대 부담

서울 시내에 편의점 두 개가 마주 보고 들어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에 위치한 편의점 두 개가 마주 보고 들어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불패 신화를 이어온 편의점마저 성장세가 꺾였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도 증가세를 유지했던 편의점 수가 줄고, 실적은 12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경기 불확실성이 심화하고 있어 당분간 회복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28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 사업자 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편의점 수는 5만3101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5개 줄었다. 대표적인 자영업 창업 업종으로 꼽히는 편의점 매장이 줄어든 건 2018년 관련 통계 개편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라는 초대형 악재로 나라 경제가 흔들렸던 2020년 1분기에도 편의점 점포 수는 2640개 늘었다.
 
그래픽아주경제 미술팀
[그래픽=아주경제 미술팀]

실적도 나빠졌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를 보면 지난 1분기 편의점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0.4% 줄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3년 2분기 이래 편의점 분기 매출이 감소한 것 역시 사상 처음이다. 편의점 매출은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2022년에도 10.8%, 2023년엔 8.1% 각각 성장했다. 지난해엔 4.3%로 다소 둔화했지만 증가세를 이어갔다.

편의점 업체 실적 역시 나란히 하락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2조16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26억원으로 30.7% 감소했다. GS25를 보유한 GS리테일의 1분기 편의점 부문 매출도 2조123억원으로 2.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72억원으로 34.6% 쪼그라들었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의 1분기 매출은 10.9% 감소한 1조1363억원에 그쳤고 영업손실 340억원을 기록했다. 

공격적인 출점으로 점포 수가 포화 상태에 이른 데다 내수 부진 장기화와 임대료·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 확대 등이 겹치면서 성장세가 꺾였다는 분석이다.

전망도 밝지 않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이른바 '3고(高)' 현상이 여전하고 경기 불확실성은 심화하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소비와 직접적인 연관 있는 생활형편전망은 97로 여전히 100을 밑돌고 있다. 이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편의점도 경기 침체 장기화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위기를 극복하려면 소비자 요구에 맞춰 혁신하고 진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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