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나이키는 가격 인상, 월마트는 감원…트럼프 관세 여파 가시화

  • 북미 시장 내 점유율 회복 위해 미국 아마존 플랫폼에서 판매도 재개

영국 런던에 위치한 나이키 매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영국 런던에 위치한 나이키 매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여파가 미국 기업들에 본격 그림자를 드리우기 시작했다. 일부 기업들은 가격 인상에 나섰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격 인상을 자제하라는 압박을 받은 유통업체들은 감원에 착수하거나 올해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21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나이키는 이르면 이번 주부터 신발, 의류, 장비 등에 대한 가격을 2~10달러(약 2760~1만3800원) 인상할 예정이다. 가격이 100~150달러인 제품은 약 5달러, 150달러 이상인 제품은 10달러 인상될 전망이다. 다만 아동용 제품과 100달러 미만인 제품은 이번 가격 인상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인상은 내달 1일부터 공식 적용되지만 일부 매장에서는 이번 주부터 반영될 수 있다. 나이키 측은 “정기적인 사업 평가에 따른 가격 조정”이라며 관세에 대한 언급하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트럼프발 관세 영향이 크다는 관측이다.
 
나이키는 전체 신발류 중 절반가량을 중국과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현재 미국은 중국과 베트남에 각각 30%, 10%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유예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공통으로 10% 기본관세가 적용 중이고, 중국에 대해서는 펜타닐 유입 비협조 명목으로 20% 추가 관세가 붙는다.
  
나이키는 최근 몇 년간 할인판매에 의존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됐는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영업이익률이 더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CNBC는 "관세는 나이키 이익률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나이키는 가격 인상을 통해 관세 여파를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나이키 외에 독일 스포츠 브랜드 퓨마 또한 중국발 미국 수출량을 줄이면서 가격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반면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 여파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인상하지 말라는 압박을 받은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는 감원에 나서기로 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월마트는 비용 절감 등을 위해 약 1500명을 감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존 데이비드 레이니 월마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5일 CNBC 인터뷰에서 관세에 대해 “여전히 너무 높다”며 “미국 소비자들은 이달 말 또는 내달 월마트의 가격 인상을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월마트는 가격 인상 이유로 관세를 탓하지 말라”며 “나는 소비자들과 함께 월마트를 지켜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월마트에 "관세를 감내하라"고 압박했다.

또 다른 미국 주요 유통업체 타깃은 이날 실적 발표에서 2025회계연도 1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1.3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5.9%나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올해 회계연도 전체 조정 EPS 전망치는 8.8~9.8달러에서 7~9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브라이언 타깃 코넬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관세 여파에 대처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많은 도구가 있는데, 가격은 최후의 수단"이라며 가격 인상은 가능한 한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통업계에 가격을 인상하지 않도록 압박을 가하는 상황에서 결국 유통업체들이 그 타격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 모습이다.

미국 유통업 협회인 전미소매협회(NRF)는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관세로 인해 중소기업들은 타격이 훨씬 더 클 것"이라며 "그들은 가격을 올리거나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라고 많은 사람들은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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