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용등급 하락에 제2플라자합의 경계심까지…롤러코스터 탄 환율

  • 무디스 미국 신용등급 강등 국내 경제 출렁

  • 정부, 금융당국 즉각 시장상황 점검회의 가동

연합뉴스
[연합뉴스]
미국 국가신용등급이 또 강등되며 외환시장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가뜩이나 제2플라자 합의 가능성을 포함한 한·미 통상 불확실성으로 환율이 이달 들어 하루 평균 25원씩 출렁이는데 시장에 새로운 긴장 요소가 더해지면서 변동성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1395.1원에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1394.2∼1401.3원 사이에서 등락하다가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에서 8.2원 오른 1397.8원을 기록했다. 6개월 만에 1390원대 아래로 내려갔던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에 근접한 것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Aaa'(부정적)에서 'Aa1'(안정적)으로 낮춘 충격파다. 미국은 3대 신용평가사(S&P, 피치, 무디스)에서 모두 최고 등급을 상실했다. S&P는 2011년, 피치는 2023년에 미국 신용등급을 AAA에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정부와 금융당국은 긴장하는 모습이다. 시기상 주요국과 미국 간 관세협상, 미국 경제상황 등 기존 대외 불확실성과 함께 단기적으로 금융·외환시장에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는 윤인대 기획재정부 차관보 주재로 관계기관 시장상황 점검회의(콘퍼런스 콜)를 개최했다. 정부는 "이번 강등이 미국 관세 협상 등 기존 대외 불확실성과 함께 단기적으로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이 있다"며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 간 긴밀한 공조 체계를 바탕으로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동향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환율은 5월 들어 널뛰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한·미 통상협의 의제 중 환율 협상 부문이 변동성 확대 재료로 작용하면서 환율 변동성은 더 극심해졌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의 일평균 변동 폭(장중 고점-저점, 야간 거래 포함)은 25.26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 서울외환시장 거래 시간이 오전 2시로 연장된 이래로 가장 큰 폭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으로 미국 국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요구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미국 금융시장의 조정을 촉발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특히 미국 국채를 벤치마크로 삼고 있는 미국 외 국가의 금융시장에 더 부정적 여파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코스피는 이날 장중 한때 2600선을 내주기도 했으며 결국 2600대로 밀려난 채 장을 마감했다.

앞선 사례에서도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에 따라 외환·금융시장 변동성은 컸다. 2011년 원·달러는 7월 말 약 1050원 수준에서 시작해 9월 말에는 1180원대로 급등했다. 2023년 8월 피치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시에도 환율은 발표 직전 1270원대에서 며칠 만에 1340원대로 올랐다.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신흥국 통화인 원화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인 결과다.

주혜원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과거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은 미 국채의 벤치마크 지위나 달러화 위상을 훼손하지 않았고 대체자산도 여전히 부재하나 관세 갈등 격화를 계기로 투자자들의 탈달러화 이슈가 이미 부각된 바 있어 미 장기금리 상승과 달러 약세에 대해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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