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평택에 이어 용인도?…'반세권' 무색한 분양 미달

  • 용인 청약 시장도 '경고등'…1300여 가구 미달

  • 평택·이천 이어 용인도 HUG 관리지역 지정 우려도

  • 작년 처인구 입주물량 9309가구...적정물량은 1398가구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반세권’(반도체 산업단지 인접지역) 호재가 기대되던 용인 지역이 지난달 신규 분양 단지의 저조한 흥행 성적으로 평택·이천에 이어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입주 물량이 적정 수준을 크게 웃돈다는 분석까지 더해지며 지역 부동산 시장 전반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1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용인시 처인구에서 분양된 3개 단지가 저조한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2단지는 총 1630가구 모집에 634명이 신청해 0.3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힐스테이트 용인 마크밸리'도 599가구 모집에 278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0.46대 1을 기록했다. 두 단지에서 미달된 가구 합계는 1300여가구에 달한다.

그나마 같은 기간 공급된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3단지는 211가구 모집에 264건이 접수돼 미달을 간신히 면했다. 

용인 처인구에는 원삼면에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가 조성 중이고, 이동·남사읍 일대엔 삼성전자가 팹 6기 등을 건설하는 대규모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처인구 일대에 공급되는 단지들도 반도체 산업단지와 가까운 입지로 기대를 모았지만,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사업이 예상보다 미뤄지면서 미분양이 쌓이는 등 시장도 침체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들어 5월 둘째 주(12일)까지 용인 처인구 아파트값은 0.61% 하락했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용인의 미분양 물량은 474가구로 ‘반세권’ 가운데서는 그나마 선방한 편이었으나, 이번 대규모 미달로 향후 미분양 매물이 1000가구 이상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용인시가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선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3개월 이상 미분양을 1000가구 넘게 유지하면서 공동주택 재고 수 대비 미분양 가구 수가 2% 이상인 시·군·구 중 미분양 증가, 미분양 해소 저조, 미분양 우려 중 1개 이상 충족한 지역에 대해 미분양 관리지역 지정 여부를 판단한다. 

미분양 관리지역에 포함되면 신규 분양이 까다로워진다. 분양보증 발급 전 사전심사를 받는 등 HUG보증 심사가 강화돼 시행사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다. HUG는 지난해 8월 이천을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선정한 뒤 올해 3월에는 평택을 추가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평택의 미분양은 5281가구, 이천은 1610가구로 경기도 내 미분양 1위, 3위를 각각 기록 중이다. 평택과 이천은 여전히 미분양관리지역에 포함돼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청약 결과만으로 미분양 여부를 판단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분양 물량이 많은 단지의 경우 시장 침체와 맞물려 청약 과정에서 곧바로 완판되는 경우는 드물다"며 "건설 과정에서도 계속 분양이 이뤄지기 때문에 청약 시점에서 미분양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급격히 늘어난 공급 물량은 미분양 우려를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해 용인시 처인구의 적정 입주물량은 1398가구였다. 그러나 2019년 1799가구를 끝으로 3년 동안 물량이 공급되지 않았다가 2023년 5138가구, 2024년 9309가구가 공급됐다.

미분양 관리지역인 평택과 이천의 입주물량은 적정 수요 대비 2~3배 수준인 반면, 지난해 용인의 입주물량은 적정치의 6배를 넘어선 점을 감안하면 2년 사이 물량이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평택 지역에서 미분양이 증가하면서 다른 반세권 지역에도 부정적인 인식을 퍼진 상황에서 경기 남부권의 과잉 공급으로 수급 불균형이 초래됐다"며 "결국 실거주 수요가 늘고, 공급을 소화하기 전 까지는 시장 상황이 나아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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